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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만찢남’이라서 캐스팅됐어요

등록 2017-02-02 15:35수정 2017-02-02 21:16

<조작된 도시> 주연으로 영화 신고식 한 지창욱
지창욱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외모는 영화 <조작된 도시>의 캐스팅 이유다.
지창욱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외모는 영화 <조작된 도시>의 캐스팅 이유다.
게임 서사와 화면을 적극적으로 영화에 활용한 <조작된 도시>는 반듯한 마스크의 지창욱이 나와서 더욱 그럴듯해진다. 지창욱은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시청률 40%를 기록한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2010년)를 비롯해, 만인의 연인이 되었던 <기황후>(2013년), 송지나 작가의 <힐러>(2014년),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출연한 <더 케이2>(2016년)를 이어오며 차세대 배우로서의 지분을 단단히 확보했다. 뮤지컬 <그날들>의 무영 역으로 무대에 섰고, 중국드라마 <나의 남신> <선풍선녀2>에 출연해 중국에서 남부럽잖은 팬덤이 형성되었다. 드라마마다 삽입곡을 불렀고,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영화다. 박광현 감독은 그를 보고 “유레카”를 불렀다 한다. 지난 31일 영화 시사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박 감독은 “지창욱은 만화처럼 생겼다. 강하면서도 순수한 눈빛이 영화와 100% 맞아서 고집을 부려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지창욱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창욱이 맡은 권유는 온라인 게임에서 정의감 넘치는 리더지만 현실은 피시방 ‘죽돌이’다. 사례금을 후하게 준다는 말에 습득한 휴대전화를 모텔에 갖다주는데, 이 3분16초간의 출입 장면이 증거가 되어 살인범으로 몰린다. 극악한 감옥에서 마덕수(김상호) 패에 맞서며 자신을 단련해가고, 누명을 벗기 위해 탈옥을 감행한다. 게임에서 팀을 이루곤 했던 대인기피증 해커 여울(심은경), 특수효과 회사의 신입사원(안재홍), 용산 에이에스센터 직원(김민교) 등이 그를 도와 나선다. 영화는 “이렇게 솜씨가 좋은데 일할 데가 없어?” 같은 대사 등에서 비주류·실업자 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지창욱은 나긋한 목소리로 천상병 시인의 ‘나무’를 읊는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는 젊은이들의 대변자로 그의 등을 떠미는 것 같다.

“주인공이라서 역할에 끌렸다기보다는, 주인공이라서 고민을 더 했다. 선배들이 있는 현장이라면 배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믿고 가기로 했다.” 현장은 감독과 지창욱의 ‘두 톱 현장’이었다. 권유의 스토리를 따라 가기 때문에 홀로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많았다.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여울의 집에 사람들이 모일 때 정말 집 같았다.”

<조직된 도시> 권유 역의 지창욱.
<조직된 도시> 권유 역의 지창욱.
주요하게 등장하는 소형차는 속을 많이 썩였다. 뜨거웠던 여름 차에서는 에어컨이 안 나왔고, 문짝이 떨어진 장면을 찍을 때는 한겨울이었다. 이틀에 걸쳐 뛰어다닌 장면이 영화에선 스쳐지나가듯 나오자 좀 섭섭하기도 했지만 완성된 컷에는 박수가 나왔다. 어둠 속에서 쌀알 부딪히는 소리로 상대방의 거리를 짐작해 액션을 펼치는 장면이나 어머니와 만나는 꿈속 장면은, 게임 화법이 잘 살아난 장면들이다. 박광현 감독의 전작 <웰컴투동막골>의 팝콘 장면처럼 명장면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를 묻자 “자신있어요. 하지만 초짜니까 판단의 몫을 관객들에게 미루렵니다”고 겸손해한다. “오글거리는 말을 잘 못한다”는 그는 “평범한 사람이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영화”라는 홍보성 말을 하고는 귀가 빨개졌다. <조작된 도시>를 끝내고 지난해만 중국드라마 두 편을 촬영하고 드라마 <더 케이2>까지 찍었다. 쉼없이 달려왔다.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온다. “군대 가서 쉬려고요.”

글·사진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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