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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안 풀릴 때는 밤에 실례도 했다”

등록 2017-02-28 09:56

인터뷰/<조작된 도시> 희대의 악당 역 오정세
오정세. 프레인 티피시 제공
오정세. 프레인 티피시 제공
오정세는 “처음 보는 배운데 연기 좋더라”는 댓글이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조작된 도시>에서 스포일러 중심에 있는 인물이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국선변호사 민천상은 변호사 사무실 뒤에 도시 전체에 대한 슈퍼컴퓨터를 숨겨놓고 살인사건 조작을 지시하는 악당이다. 관객들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 등에 비견하며 ‘매력적인 악당’의 탄생을 환호한다. 민천상은 오정세의 캐릭터 만들기 노하우가 집적된 인물이다.

배역을 맡는 처음부터 극적이었다. “원래는 다른 역할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민천상 역으로 제안을 한 배우들이 모두 거절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천상 역에 기회를 주십시오.” 감독은 오정세가 생각하는 민천상을 물었다. “똑똑하지만 외적 결핍으로 비뚤어진 성격이 되었다는 캐릭터 분석 결과를 이야기하고,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설정도 제안했다.” 결국 크랭크인 2주 전 출연이 확정되었다. 그가 제안한 것은 맨 처음 왜소증이었다. 그런데 컴퓨터그래픽으로 하자면 제작비가 두 배가 든다고 했다. 그다음 제안한 것이 탈모였다. “그냥 벗겨지는 탈모가 아니라 기괴한 탈모가 어떨까 했다. 정신적 이상을 설명하는 설정이었다.” 역시 촬영이 임박한 상황이라 특수분장의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해서 제안되고 실행된 것이 얼굴의 반점이다. 입는 옷에 대한 주문도 구체적이었다. “스타일은 유행이 지난 듯하지만 옷감은 최고급 원단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작된 도시>에서 오정세가 연기한 악당 민천상.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작된 도시>에서 오정세가 연기한 악당 민천상.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민천상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모든 연기 톤을 조절했다. 그가 악당으로 밝혀진 뒤에나 권유(지상욱)와 결투를 벌일 때나 음울하고 조용한 톤인 것이 인상적이다. “민천상만이 가질 수 있는 분노와 환호가 있을 것 같았다. 환호할 때는 아이처럼 좋아하는데, 볼륨을 왜 0으로 해놨지 하는 소리가 안 들리는 분노를 생각했다.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을 떠올렸다.”

“<하이힐>(2014년)의 형사를 동경하는 깡패 역을 할 때는 역이 안 풀려 이불에 실례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캐릭터를 잡고 끝까지 연구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준비한 연기가 아닌 연기가 맞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설정을 갖고 가야 현장에서도 새로운 감정을 만들 수 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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