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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은 극장가 ‘잔인한 달’ 옛말 되나?…비수기 영화경제학

등록 2017-03-17 17:11수정 2017-03-17 21:18

전통적 ‘무주공산’에 수작 한국영화들 개봉대기
디즈니 <미녀와 야수>도 가세
영화 <프리즌>. 쇼박스 제공
영화 <프리즌>. 쇼박스 제공
영화사 홍보팀의 ㅇ씨는 최근 한 달짜리 긴 휴가를 떠났다. 휴가철인 7, 8월은 영화사 홍보팀에는 가장 업무가 과중한 시기다. 긴 휴가를 떠나고 싶은 영화사 직원들은 3, 4월을 택한다. 전통적인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총 관객수와 매출이 가장 적은 달은 모두 3월과 4월이다. 2015년과 2011년을 제외하면 4월 매출이 그중에서도 가장 적다. 영화산업에서는 그야말로 ‘4월은 잔인한 달’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 ‘잔인한 달’에 지각 변동이 감지된다. 에마 왓슨이 벨 역을 맡은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가 3월16일 개봉했고, 중급 규모의 수작인 한석규·김래원 주연의 <프리즌>, 손현주·장혁 주연의 <보통사람>이 3월23일, 임시완·진구 주연의 <원라인>이 3월29일 개봉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3월과 4월이 찾아온다. 영화사들이 회심의 카드를 빼어든 것 같다.

영화 <보통사람>.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보통사람>.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제공

■ 작은 영화들끼리 경쟁하는 봄 지난해 봄 의외의 흥행영화는 <날, 보러와요>였다. 4월7일 개봉한 10억원 규모의 이 작은 영화는 14주차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최종 관객 수는 106만명이다. 지난해 전체 흥행 순위에서는 50위 밖이다. <날, 보러와요> 이후 4월 2주간은 <시간이탈자>(제작비 60억원)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2016년 전체 흥행 순위에서는 43위를 기록했다. 이런 흥행 성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국영화 위기론’이 대두되었다.

‘무주공산’은 기회의 땅이다. 의외의 기대작들도 나오게 마련이다. 지난해 2월24일 개봉한 <귀향>(제작비 25억원)은 2016년 흥행 17위를 기록하며 358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2015년에는 3월12일 개봉한 미국 독립영화 <위플래쉬>가 그 다음주에 흥행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이 벌어졌다. 158만여 관객이 이 영화를 보았다. 수입가는 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 11월 비수기가 사라지다 2001년 개봉작 <친구>는 800만 관객 수를 가장 먼저 넘으며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갱신한 흥행작이다. 총 818만 관객이 들었다. <친구>는 3월31일 개봉작이다.

4월이 잔인한 달로 굳어진 것은 최근 5~6년의 경향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가 공식 집계된 2004년부터 월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04년에는 상반기 전체가 비수기였다. 1월에서 5월까지 5달 내내 7, 8월 매출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전통적으로 비수기는 봄가을이다. 날씨가 좋아 나들이 계절로 여겨진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통계적으로 3, 4월과 함께 10월, 11월의 매출액이 낮았다. 이러한 판도는 2011년을 기점으로 변화했다. 2011년 9월22일 개봉한 <도가니>가 10월 한달간 275만여명(2011년 전체 흥행 순위 8위), 10월20일 개봉한 <완득이>가 11월 한달간 318만여명을 모으면서(총 관객 수 487만여명, 2011년 흥행 순위 4위) 관객들을 나들이 대신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2012년에는 10월31일 개봉한 <늑대소년>(총 관객 수 631만명, 2012년 흥행 순위 4위)이 흥행했다. 2015년에는 판도가 완전히 바뀐다. 11월5일 개봉한 <검은 사제들>이 544만여명(2015년 흥행순위 11위), 11월19일 개봉한 <내부자들> 705만여명(2015년 흥행 순위 5위)을 모았다. 2016년에는 10월13일 개봉한 <럭키>가 총관객 697만여명을 모았다.

영화 <미녀와 야수>. 월트 디즈니 픽처스 제공
영화 <미녀와 야수>. 월트 디즈니 픽처스 제공
■ 올해는 바뀔까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아직도 3, 4월이 비수기인 이유에 대해 “나들이 시즌이라는 점은 주요 이유가 아니다. 이 시기 여행상품 매출이 늘지는 않는다. 학생들의 개학·개강 시기이고, 중고생의 가족이 관객에서 빠지게 된다. 직장인의 경우 1/4분기 마감 시기라는 것이 겹쳐 있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외부 요인이 작용하지만 ‘영화가 없어서’라는 분석도 팽팽하다. 영화사의 한 관계자는 “11월 비수기가 없어진 것처럼 어떤 영화가 견인하느냐에 따라 비수기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올해 영화계가 주목하는 작품은 일단 <미녀와 야수>다. 3월16일 개봉한 <미녀와 야수>는 전세계 개봉과 한국 개봉일을 맞췄다. 지난해 <주토피아>의 경우 전세계 개봉일인 3월4일 대신 2주 전인 2월17일에 개봉했다. 관객은 470만명이 들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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