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등장하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스머페트가 주인공 <스머프: 비밀의 숲>
스머페트가 주인공 <스머프: 비밀의 숲>
“무적 파워 레인저~.”
“랄랄라랄랄라 랄라랄랄라~.”
이 문장들을 읽으면 노래가 생각나는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극장에 걸린다. 20일 개봉한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이하 <파워레인져스>)은 1994년 한국방송에서 방영된 <무적 파워레인저>(미국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 시리즈를 보고 자란 2535세대의 그리운 친구들이다. <스머프: 비밀의 숲>(이하 <…비밀의 숲>)은 그보다 10년 전인 1983년 한국방송이 방영한 <개구쟁이 스머프>의 애니메이션으로, 3545세대의 추억 여행 작품이다. ‘추억 사냥’만이 목적은 아니다. 더 중요한 목표는 2017년의 관객이다. <미녀와 야수>가 1991년(한국 개봉 1992년)의 애니메이션을 페미니즘적으로 발전시켜 관객의 호응을 얻은 것(18일까지 한국 관객 489만명)처럼, 이 영화들도 시대에 발맞춰 재탄생했다. 동심은 어떻게 재구성되었을까.
■ 인종적·성적 균형 파워레인저 시리즈는 여러 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이번에는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등을 제작한 라이온스게이트가 ‘히어로 블록버스터’로 재탄생시켰다. 7편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강박적으로 보일 정도로 인종과 성별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일본 원작인 <공룡전대 주레인저>(1992년)에서는 남성이 4명, 여성이 핑크 1명이었는데, 여기서는 옐로까지 여성이 2명이다. 인종적 균형도 맞췄다. 블루(빌리·알제이 사일러)는 흑인, 블랙(잭·루디 린)은 동양인이다. 라틴계 옐로(트리니·베키 지)는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인물로 설정했다. 슈퍼히어로물에서 성소수자는 첫 등장이다.
<…비밀의 숲>은 소니픽처스의 세 번째 스머프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주토피아>의 주디, <모아나>의 모아나처럼 스머프 마을의 유일한 여성인 스머페트가 주인공이다. 스머페트는 가가멜이 또 다른 스머프 마을을 발견한 것을 알고, 그들에게 위험을 알리려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간다. 금지된 벽을 넘어 들어간 숲에서 ‘아마조네스 스머프’ 마을을 발견한다.
■ ‘고민’이 그들의 힘 파워레인저의 탄생은 ‘운명’에서 ‘우연’으로, 그리고 다양성을 포괄하는 ‘민주주의’로 이동했다. <공룡전대 주레인저>에서는 신생대에 동면시킨 파워레인저가 현대에 깨어난다. <파워레인져스>에서는 신생대에서 리타(엘리자베스 뱅크스)와 싸움을 벌인 조던(브라이언 크랜스턴)이 파워레인저스를 탄생시킬 다섯 색깔 코인을 땅에 묻는다. 1억5천년이 지나 코인을 손에 넣은 것은 우연히 금광에 온 마을의 ‘아웃사이더’들이다. 제이슨(레드·데이커 몽고메리)은 유망한 풋볼선수지만 사고를 쳐서 미래를 날려버렸다. 킴벌리(핑크·나오미 스콧)는 친한 친구에게 정신적 상처를 줬고 빌리는 자폐증이다. 잭은 병들어 누운 어머니를 간호해야 하며, 이사를 자주 다닌 트리니는 친구가 없다. <스파이더맨>처럼 탄생을 우연적으로 구성해내면서도 <엑스맨> 시리즈처럼 아웃사이더의 고민을 함께 녹였다.
<…비밀의 숲>에서도 스머페트는 존재론적 고민에 빠져 있다. 알려진 대로 스머페트는 가가멜이 스머프 마을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진흙으로 만든 존재다. 가가멜은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며 임무를 지시한다.
■ 기술적 진화와 추억 <파워레인져스>의 제일 큰 변화는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다. 이전 시리즈가 장면 전환을 통해 변신했다면 영화에서는 <엑스맨>의 미스틱처럼 피부가 갑옷으로 서서히 바뀐다. <…비밀의 숲>은 3D 애니메이션이지만 앞선 시리즈 두 편에 비해 일부러 2D 느낌의 ‘평면성’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원작 만화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28일 개봉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히어로 블록버스터로 재탄생한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뉴 제공
‘여성’ 캐릭터 스머페트가 주인공인 <스머프: 비밀의 숲>. 소니픽처스 제공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의 성소수자 캐릭터 트리니. 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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