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영화 보러 가.” “뭐 보는데?” “응? 택시 아저씨!”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의 제목을 착각하는 관객들의 일화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되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메가박스는 9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메가박스 매표소 상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게시물에는 “영화관에서 흔히 발생하는 말실수 모음”이라는 설명과 함께 영화 제목인 ‘택시운전사’를 잘못 말한 사례들이 나열되어 있다. 게시물의 사진에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인 배우 송강호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옆으로 “택시 아저씨 1장이요” “택시 기사님 1장이요” “택시운전사 1장이요”라는 문구가 차례로 적혀있다. 이는 최근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흔히 저지르는 말실수를 패러디한 것으로, 메가박스는 사진의 하단에 “실제 영화 제목은 ‘택시운전사’”라며 정확한 제목을 강조했다.
메가박스 페이스북 갈무리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만 그런 게 아니네” “그럴 만하다”며 공감을 표했다. 한 누리꾼은 “택시운전사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이상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훨 많음. 택시 아저씨, 택시 기사, 택시 드라이버, 택시 정류장, 버스 기사, 택시운전아저씨. 그냥 암호해독 수준”이라고 적었다.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전에 엘리베이터에서도 전화하던 남자가 ‘택시 드라이버’ 보러 간다고 말했다” “저는 매표소에서 ‘택시’ 한장…” “어떤 군인이 ‘택시운전병 재밌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화관 직원으로 보이는 누리꾼은 “택시드라이버, 택시 이런 것들도 있었지만, 오늘은 버스도 있었다. 나보고 버스 달라고 해서 ‘택시운전사요?’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현장 분위기는 어떨까?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황혜수씨는 “이 영화는 관람객 10명 중 1명꼴로 제목을 틀린다. 한 글자씩 살짝 다르게 말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초반에는 ‘택시 아저씨요, 택시 기사님이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택시 드라이버 3장이요’ 또는 ‘버스기사님 주세요’라고 조금 바뀌었다. 그럴 때 고객님 ‘택시운전사 말씀이십니까’하고 고쳐드리며 서로 한 번씩 웃게 된다”고 답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뤄 나이 든 관객들도 많이 관람을 하는데, 제목을 헷갈리는 건 젊은 관객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을 기획한 메가박스 관계자는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광주에서 관람이 많아 광주 지점에 전화해서 영화 관련 에피소드에 관해 물었다. 그랬더니 관객 대부분이 제목을 제대로 기억을 못 하시고 티켓팅을 한다고 했다. 대부분 ‘택시’라고 하거나, 많은 분이 ‘운전기사’라고만 기억하시더라”고 답했다. 10일 오후 현재 해당 게시물은 공유 66회, 좋아요 8,800개가 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을 태우고 광주에 잠입 취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당시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위험한 동행’을 함께한 택시운전사 김 사복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큰 관심을 모았다. 10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는 개봉 8일 만에 누적 관객 수 581만3090명을 기록하며 곧 6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잉여싸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