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희열은 14일 소속사 안테나 트위터에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곡 ‘아쿠아’는 2013년 12월5일 공개됐다.
‘유희열의 생활음악’은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유희열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 속 배경음악처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여왔다. ‘아주 사적인 밤’은 지난해 9월29일 공개한 피아노 연주곡이다. 이 외 ‘일요일 오후’ ‘저녁 약속’ 등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엘피(LP)를 이달 발표할 예정이었다.
유희열이 전한 사과 입장문. 안테나 트위터 갈무리
유희열은 불거진 의혹에 대해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카모토 류이치를 향해 “선생님과 팬 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랜 팬으로서 현재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고 했다.
유희열은 엘피 발매를 연기한 뒤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할 예정이다.
유희열은 “제 개인이 저지른 일로 차질을 빚게 된 제작진 분들에게 사과를 드린다”며 “오랜만에 나오는 음악을 기다렸을 분들에게도 불편함과 실망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그는 “유튜브 댓글로 몇주 전 유사성을 말했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제보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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