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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K미술 찾아온 ‘명작 장터’…수억 든 큰손들 인산인해

등록 2022-09-03 07:00수정 2022-09-05 02:48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개막 나흘째]
한국서 처음 열리는 ‘프리즈’
백남준·데미안 허스트 작품 동행
피카소 작품 600억…장터 최고가
세계 큰손들 구매상담·거래 활기
문열기 바쁘게 100억대 15점 팔려

1층엔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17개국 164개 부스…‘위성장터’인듯
작년 매상 650억…올해 3배 예상
‘프리즈 서울’에 출품한 세계 굴지의 명문 화랑들 가운데 하나인 하우저앤워스는 전시 부스 정면에 거장 조지프 콘도의 신작 <붉은 초상화 구성>를 걸고 그 아래 여성주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형물 <회색빛 분수>를 배치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콘도의 그림은 이날 개막하자마자 40억원대의 거액에 팔렸다고 한다. 노형석 기자
‘프리즈 서울’에 출품한 세계 굴지의 명문 화랑들 가운데 하나인 하우저앤워스는 전시 부스 정면에 거장 조지프 콘도의 신작 <붉은 초상화 구성>를 걸고 그 아래 여성주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형물 <회색빛 분수>를 배치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콘도의 그림은 이날 개막하자마자 40억원대의 거액에 팔렸다고 한다. 노형석 기자
1층과 3층 사이, 격차는 크고 깊었다.

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코엑스 전관에서 일제히 개막한 세계적인 미술품 장터(아트페어) 기획사 프리즈의 첫 한국 행사인 ‘프리즈 서울’과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터인 제21회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서울)는 첫날 분명하게 성패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프리즈와 한국화랑협회가 공동 주최한 행사라지만, 개막 첫날 우량고객(VIP)에게만 부스 전시장을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된 두 장터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3층 C·D홀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동시대 국내외 미술 대가들까지 뮤지엄을 방불하게 하는 명작들의 잔치판이었다. 국내외 큰손들과 유명 인사들로 북적거리며 첫날 거래 규모만 500억원대를 넘겼다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작품 흥정과 판매가 활기를 띠었다. 반면 이날 1층 A·B홀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은 지난해에 견줘 눈에 띄게 관람 열기가 가라앉았고, 작품을 사려는 이들 또한 적었다는 전언들이 흘러나왔다. 미술계에서 우려했던 대로다. 물량과 콘텐츠 격차가 예상보다 훨씬 두드러졌고, 사실상 키아프 서울이 행사 기간 내내 비(B)급이나 시(C)급에 해당하는 위성 장터로서의 구실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리즈 서울에는 21개국 갤러리 110곳이 부스를 차렸다. 미술사 주요 작가와 최고 동시대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줄줄이 내걸리거나 설치됐다. 세계 최고 명문 화랑으로, 한국 시장에 처음 문을 두드린 가고시안의 대형 부스가 우선 관심을 모았다. 사후 전속작가가 된 백남준이 80년대 만든 베이클라이트 로봇 조형물과 영국 악동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알약 캐비넷, 일본 팝아트 대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 그림들이 부스를 수놓았다.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세계 최고의 명문 화랑인 가고시안의 부스에 비치된 백남준의 2002년작 베이클라잇 로봇. 작품제목은 <무제>. 그의 로봇 작품들 가운데 조형적 미감이 뛰어난 수작으로 꼽힌다. 노형석 기자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세계 최고의 명문 화랑인 가고시안의 부스에 비치된 백남준의 2002년작 베이클라잇 로봇. 작품제목은 <무제>. 그의 로봇 작품들 가운데 조형적 미감이 뛰어난 수작으로 꼽힌다. 노형석 기자
애콰벨라 화랑의 전시 부스에 나온 이탈리아 거장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1928년작 유화 <바닷가에 있는 말과 얼룩말>. 프리즈 서울 제공
애콰벨라 화랑의 전시 부스에 나온 이탈리아 거장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1928년작 유화 <바닷가에 있는 말과 얼룩말>. 프리즈 서울 제공
일류 화랑으로 꼽히는 데이비드즈위너, 에스더시퍼, 화이트큐브, 글래드스톤, 페로탱, 타데우스 로팍, 페이스, 리만머핀 등도 대표작들을 들고 왔다. 역시 처음 참여하는 스위스 화랑 하우저앤드워스의 부스도 단골 사진 촬영 명소로 입소문날 만큼 작품 배치가 강렬하고 압도적인 풍모를 뽐냈다. 조지 콘도의 붉은 반추상 초상화를 필두로 그 아래 페미니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회색빛 분수가 놓였고, 안쪽으로는 미국 최고의 흑인 아티스트로 꼽히는 마크 브래드포드와 20세기초 거장 필립 거스톤 등의 작품들을 배치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형 명작들의 배치와 권위적 연출 덕분인지 이 화랑은 개막 1시간만에 콘도와 브래드포드 등의 작품 15점, 시가로는 100억원대에 육박하는 명품들을 팔아치우고 이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지난 2일 오후 브이아이피 고객들에게 출품 화랑들의 전시 부스를 공개하며 개막을 알린 ‘프리즈서울’의 전시 현장. 프리즈 소식지를 든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브이아이피 고객들에게 출품 화랑들의 전시 부스를 공개하며 개막을 알린 ‘프리즈서울’의 전시 현장. 프리즈 소식지를 든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전시장 앞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전시장 앞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화랑 18곳이 참여한 안쪽의 ‘프리즈 마스터즈' 영역에선 은은한 베이지빛 톤 조명이 비치는 가운데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이 포함된 명작들과 고고학적 유물까지 볼 수 있었다. 특히 애콰벨라 갤러리스는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장미셸 바스키아, 알베르토 자코메티, 키스 해링, 엘즈워스 켈리, 빌럼 더코닝, 앙리 마티스, 피트 몬드리안, 로버트 라우션버그 등의 명작들을 대거 전시해 마치 오래된 뮤지엄의 회랑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번 행사의 모든 작품 가운데 최고가(약 600억원) 작품인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의 앞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계속 북적거렸다. 피카소 그림 옆엔 몬드리안의 저 유명한 구성 연작과 조르지오 키리코의 얼룩말 그림이 관객들을 맞았다. 영국 런던에서 온 리차드 나기 갤러리는 20세기 초 클림트의 제자였던 에곤 실레의 소녀와 여인 누드 드로잉들을 다수 내걸어 관객들의 시선을 빨아들였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드로잉 작품을 독특하게 배치한 카앤리 주다 파인 아트의 부스 전시장은 호크니 팬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명문 화랑 카스텔리는 로이 릭턴스타인(리히텐슈타인)의 거울 페인팅 팝아트 작품을 내걸었고, 이탈리아의 갤러리 콘티누아는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알루미늄 캔버스 회화를 들고 나왔다. 암전된 공간 속에서 고대 이집트의 나무관,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화, 바이킹족의 큰 칼, 거장 구아르디가 그린 18세기 베네치아 풍경화, 중국과 서양의 근세기, 근대기 지도 등을 특수 조명으로 전시한 고미술화랑들의 컬렉션관은 프리즈 서울 감상의 또 다른 별미였다.

애콰벨라 갤러리가 ‘프리즈마스터스’ 섹션에 출품한 작품들 가운데 일부인 피에트 몬드리안의 1927년작 <구성, No.Ⅱ>. 노형석 기자
애콰벨라 갤러리가 ‘프리즈마스터스’ 섹션에 출품한 작품들 가운데 일부인 피에트 몬드리안의 1927년작 <구성, No.Ⅱ>. 노형석 기자
프리즈 서울 잔치에 참여한 12개 한국 화랑들 부스에선 근현대 대가들과 젊은 유망작가들의 작품들이 등장했다. 갤러리 현대는 한국 미디어아트 개척자 박현기의 80년대 설치 작품 <티브이 돌탑>을 재현했다. 한국의 전통 정서가 함축된 돌덩이를 묶은 이승택 작가의 ‘매어진 돌’ 연작도 출품했다. 국제갤러리는 2017년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김환기의 대작 <고요>를 부스 정면에, 박서보와 하종현의 단색조 회화를 측면에 내걸면서 주력 상품으로 소개했다. 피케이엠은 윤형근·정창섭 등의 한국적 추상회화들을 부스 대표작으로 내놓았다. 다른 참가 화랑들도 시장에서 소외됐던 류경채, 이봉상, 하인두 등 근현대 그림 대가들의 작품들(학고재), 생동감 넘치는 김보희의 풍경화(갤러리 바톤), 오종의 공간 드로잉(원앤제이), 세태를 풍자한 가짜 영상물이 흘러나오는 류성실 작가의 기괴한 설치물(피 투원), 배혜윰 작가의 색면추상(휘슬) 등 각기 다른 안목을 드러낸 작품마당을 꾸렸다. 70년대 초 김환기가 푸른빛 화면에 그린 막대 모양 흔적과 김창열이 1970년대 동그란 도상에 묻히듯 그린 물방울 그림을 소개한 일본 도쿄갤러리 부스도 지나치기 어려웠다.

출품 화랑들 대부분이 가벽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각기 개성적인 전시장 스타일을 디자인한 점이 돋보였다. 3층 두 개의 전체 홀은 각각 다른 분위기의 조명을 구사했다. 양 옆의 화랑 부스들을 조망하며 비치된 의자에 앉아 쉴 수도 있는 ‘세종로 광장’ 스타일의 중앙 이동통로는 세련된 공간 연출의 정수였다.

‘프리즈 서울’의 국제갤러리 전시 부스 모습. 정면에 거장 김환기가 1973년 그린 대작 <고요>를 배치했다. 2017년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면서 당시 한국 미술품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이력을 지닌 작품이다.‘ 노형석 기자
‘프리즈 서울’의 국제갤러리 전시 부스 모습. 정면에 거장 김환기가 1973년 그린 대작 <고요>를 배치했다. 2017년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면서 당시 한국 미술품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이력을 지닌 작품이다.‘ 노형석 기자
고대부터 현대까지 2000년 미술사와 동시대 미술을 가로지르며 볼거리를 차린 전시장에는 국내외 기획자와 컬렉터, 딜러들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곳곳에서 화랑 직원들이 영어나 한국어로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통역을 대동해 열띤 어조로 흥정을 하는 유한층 컬렉터들의 모습에서 구매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첫날 외국 화랑주와 컬렉터들의 거래를 중개한 한 중년 딜러는 “중장년 여성 컬렉터가 외국 화랑 부스에 들어와 수억원 수표묶음이 든 봉투를 꺼내 보이며 원화 현찰로 구매하겠다고 호기를 부리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환율문제로 원화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국내 화랑주는 “지난 수개월간 국내 경매 투자를 중단하고 프리즈 작품 구매에 집중하기 위해 작심하고 찾았다는 큰손들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카스텔리 갤러리가 출품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프로필 헤드’. ‘프리즈 서울’ 제공
카스텔리 갤러리가 출품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프로필 헤드’. ‘프리즈 서울’ 제공
리처드 내기 갤러리가 선보인 에곤 실레 작품. ‘프리즈 서울’ 제공
리처드 내기 갤러리가 선보인 에곤 실레 작품. ‘프리즈 서울’ 제공
1층에 있는 키아프 서울에는 17개 국가의 갤러리 164곳이 부스를 차렸으나 개막 첫날엔 곳곳이 휑하게 빈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오후 2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동시 개막한 직후 내빈을 비롯한 주요 미술계 관계자들은 3층 프리즈 전시장을 1~2시간 둘러보고 1층 키아프 전시장으로 내려왔으나 상당수 컬렉터들은 1층으로 내려가지 않거나 1층 주요화랑 부스 일부만 본 뒤 곧장 3층으로 되돌아가 구매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부스 패널 벽의 층고를 높이고 간격도 널찍하게 떼놓아 관람 환경은 쾌적해졌지만, 전시공간 연출력은 지난 5월 아트쇼부산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들이 많다. 화랑별 출품작들 편차 문제도 어김없이 불거졌다. 대성황을 이룬 지난해보다 작품 수준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미술인들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작품 배치에서 유사 팝아트 계통 소품들이 중소화랑들 부스를 뒤덮는 조악한 관행이 되풀이되고, 단색조 회화 계통 작품들이 주로 나오는 도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구상 회화 쪽이 대세인 세계 시장 흐름을 여실히 반영한 프리즈 서울의 출품작들과 양·질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되지못한다는 분석이 현장을 살핀 작가와 비평가들한테서 나왔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 데릭 포르주르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 데릭 포르주르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엑스 1층 A·B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전시장 모습. 지난해에 견줘 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형석 기자
코엑스 1층 A·B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전시장 모습. 지난해에 견줘 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형석 기자
개별 화랑들로 보면, 가나아트와 갤러리 현대는 1970년대 한국 전위 실험미술의 개척자였던 김구림과 이건용의 작품들을 대표작으로 출품했다. 국제갤러리는 원로작가의 단색조 회화 위주로 꾸렸다. 거실풍 공간에 바젤리츠의 인간 대작과 앤디 워홀과 조지 콘도의 소품, 버트의 팝아트 조형물들을 짜임새있게 배치한 더 페이지갤러리 부스는 만듦새가 특출했다. 외국화랑들 중엔 슬로바키아 작가 로만 온다크의 행위예술 흔적들을 전시한 에스더시퍼와 보따리 연작으로 알려진 김수자 작가의 개인전을 차린 악셀페르포르트 갤러리가 눈에 띄었다.

메이저화랑이나 일부 강소화랑들 외에 다른 화랑들 부스들은 가벽 구성이나 조명의 배치 등에서 급조하거나 준비가 미숙해 보이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출품작 상당수도 엄선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게 중평이다. 국외 거장의 흡사한 작품이어도 프리즈 공간보다 존재감이 확 떨어져 보였다. 화랑협회 쪽의 한 관계자는 “같은 건물을 쓰므로 단박에 비교될 게 뻔해 보였지만, 개막 뒤 실상을 보니 참담한 생각마저 들 만큼 수준 차이가 커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현장을 지킨 몇몇 화상들도 첫날 관객 반응이 ‘오픈런’ 작품 몰이를 했던 지난해와 견주어 눈에 띄게 약해졌고, 대형 작품 거래도 별로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둘쨋날부터 일반인 관람이 시작돼 1층 매장에도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첫날 허전한 풍경은 사라졌지만, 유력 컬렉터들의 프리즈 쏠림으로 지난해 구매수준을 월등히 넘어설지 낙관하기란 쉽지 않다. 4일 만난 협회의 한 간부는 “둘쨋날 이후 관객들이 운집해 젊은 컬렉터 중심으로 주목할만한 구매성과가 잇따랐다”면서 “프리즈 서울보다 하루 늦게 끝나 출품화랑들이 막판 마케팅에 집중하면 상당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리즈마스터스’에 애콰벨라 갤러리가 출품한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 작품 가액이 한화 600억원에 달해 프리즈 출품작들 가운데 가장 높다. 프리즈 서울 제공
‘프리즈마스터스’에 애콰벨라 갤러리가 출품한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 작품 가액이 한화 600억원에 달해 프리즈 출품작들 가운데 가장 높다. 프리즈 서울 제공
두 장터에는 모두 274개 국내외 화랑들이 참여했다. 젊은 세대 취향을 내걸고 지난 1일 대치동 세텍에서 시작한 위성장터 키아프 플러스(5일까지)를 합치면 350여개 화랑이 참여한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가 된다. 이런 위상을 반영하듯 개막날 현장엔 마리아 발쇼 영국 테이트모던 관장, 홍나희 전 리움관장, 유명 기획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방탄소년단 리더 알엠 등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미술인과 유명 컬렉터들이 찾아와 작품들을 감상했다. 개막 첫날부터 프리즈가 키아프의 존재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앞으로 공동 장터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프리즈서울’에 출품한 갤러리현대는 전시 부스 일부를 한국 비디오아트 개척자 중 한 사람인 작고 대가 박현기(1942~2000)의 설치 작품 공간으로 선보였다. 원초적 세계 혹은 시점을 뜻하는 돌무지 위에 영상이 흘러가는 텔레비전을 얹어 놓아 이질적인 두 사물의 본질이 품고 있는 요소들의 만남을 시도한 작품이다. 노형석 기자
‘프리즈서울’에 출품한 갤러리현대는 전시 부스 일부를 한국 비디오아트 개척자 중 한 사람인 작고 대가 박현기(1942~2000)의 설치 작품 공간으로 선보였다. 원초적 세계 혹은 시점을 뜻하는 돌무지 위에 영상이 흘러가는 텔레비전을 얹어 놓아 이질적인 두 사물의 본질이 품고 있는 요소들의 만남을 시도한 작품이다. 노형석 기자
리안갤러리가 선보인 이건용의 작품 ‘Bodyscape 76-1-2022'. ‘키아프 서울’ 제공
리안갤러리가 선보인 이건용의 작품 ‘Bodyscape 76-1-2022'. ‘키아프 서울’ 제공
‘프리즈 서울’에 따로 개인 전시공간을 차린 이배 작가가 2일 오후 현장을 찾은 관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노형석 기자
‘프리즈 서울’에 따로 개인 전시공간을 차린 이배 작가가 2일 오후 현장을 찾은 관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노형석 기자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프리즈는 300여개 화랑이 참여하는 런던 장터를 모체로 운영해왔다. 2010년 이후엔 미국에 100여개 화랑과 60여개 화랑이 각각 참여하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프리즈를 분점 격으로 개설했다.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프리즈 서울은 110개 화랑이 출품해 프리즈 장터중 두번째 규모다. 프리즈는 결산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거래 규모가 연간 1조원~5000억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화랑협회가 2001년부터 주최해온 키아프는 지난해 역대 최고액인 650억원 매상을 올렸고, 올해는 세 배 이상 매출을 기대치로 잡고 있다. 프리즈 서울은 5일, 키아프는 6일까지 진행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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