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완전체 콘서트) 마지막이다. ‘앞으로 언제 다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완전체로 공연하는) 지금 이 감정을 많이 담아야겠다.”
방탄소년단(BTS) 맏형 진은 지난 10월15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완전체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에서 5만 관객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연을 본 아미들은 입대를 앞둔 시점에 전하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두달은 찰나처럼 지나갔다. 진은 13일 경기도 연천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 신병교육대에 육군 현역병으로 입소한다. 앞서 진은 방탄소년단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생각보단 귀여움”이라는 글과 함께 까까머리를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진의 입대를 앞두고 김진태 육군 공보과장은 1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장 안전을 위해 육군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이 협의해 종합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빅히트뮤직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방문을 삼가달라”며 “진을 향한 따뜻한 배웅과 격려는 마음으로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진은 신병교육대에서 5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된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진. 빅히트뮤직 제공
앞서 진은 청량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솔로 싱글 ‘디 아스트로넛’을 지난 10월28일 선보였다. 진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협업이라는 것부터 큰 화제를 모은 이 곡은 빌보드 ‘핫100’ 51위에 진입하며 인기를 끌었다.
진의 입대로, 이른바 ‘흙수저 아이돌’로 데뷔해 한국 대중음악 최초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은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방탄소년단 멤버는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벌이며 새로운 2막을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제이홉. 빅히트뮤직 제공
솔로 첫 주자는 이미 여러장의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 앨범)를 발매하며 음악적 역량을 보인 제이홉이었다. 그는 지난 7월15일 10곡을 담은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를 선보였다. 이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17위로 진입하며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제이홉은 지난 8월1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그랜트 공원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한국 아티스트가 미국 주요 음악 페스티벌에서 메인 스테이지를 장식한 건 최초였기에 의미가 컸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알엠. 빅히트뮤직 제공
다음 주자는 리더 알엠(RM)이었다. 알엠은 지난 2일 솔로 앨범 <인디고>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 알엠은 전곡 작사·작곡부터 앨범의 콘셉트 및 디자인, 구성, 뮤직비디오 기획에 이르기까지 앨범 작업 전반을 이끌었다.
<알쓸인잡>에 출연한 알엠. 프로그램 화면 갈무리
알엠은 방송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일 처음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알쓸인잡>(tvN)에 고정 엠시로 합류했다. 소속사는 “알엠이 ‘잡학사전 시리즈’ 전작의 애청자여서 이번에 엠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정국. 빅히트뮤직 제공
정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식에서 공식 주제가 ‘드리머스’를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개막식에서 인상적인 단독 무대를 펼쳐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슈가. 빅히트뮤직 제공
슈가는 음악과 술을 매개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지난 5일 유튜브와 위버스에서 공개된 자체 예능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가 그것이다. 첫 회 손님은 알엠이었다. 방송에서 알엠은 “2025년이면 제가 제대한 직후일 것이다. 막 머리를 기르고 있을 때”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앞서 슈가는 지난 4월 싸이의 정규 9집 타이틀곡 ‘댓 댓’에 프로듀싱과 피처링에 참여했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지민. 빅히트뮤직 제공
지민은 빅뱅 멤버 태양과 함께 협업곡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이 내년 초 발매 예정인 솔로 앨범에 지민이 피처링한 곡이 실릴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미 녹음을 끝냈고, 후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팝 2세대와 3세대를 대표하는 그룹 멤버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15일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 무대에 선 뷔. 빅히트뮤직 제공
뷔는 내년 상반기에 방영하는 예능 <서진이네>(tvN)에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이네>는 ‘윤식당 시리즈’를 만든 나영석 피디가 새롭게 만드는 식당 시리즈다. 제작사인 티브이엔 쪽은 “방송을 통해 확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앞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는 그룹과는 다른 솔로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방송 등에서 펼칠 솔로 활동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속사는 “멤버들이 2025년에는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