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빻은 흙가루로 항아리들을 그렸다.
지금 서울 북촌 안국동 사이아트스페이스에 차려진 김영희 작가의 개인전은 독특한 기법으로 만든 전통 도자기 그림들의 비경을 보여준다. 전국 각지에서 퍼온 각양각색의 흙들을 절구로 빻고 거른 뒤 접착제를 바른 화폭 위에 입혀 만든 백자 항아리와 분청사기병, 장독 등이 관객의 눈길을 받고있다. 소박한 물성이 돋보이는 전시장의 흙 도자기 그림들은 작가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결실들이다. 원래 꽃들을 사생해 그리던 작가가 수년전 꽃을 피어나게 한 흙의 신비로움에 불현듯 눈뜨면서 흙을 채취하고 분석하는 탐구에 매달린 끝에 특유의 기법과 형식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한 김 작가는 개인전을 10여차례 열었고 다수의 국내외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도 출품했다. 7월2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