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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 연극의 산실’ 두 소극장 엇갈린 운명

등록 2006-06-08 19:54

북촌창우극장 인형극 전문 공연장으로 소생

폐관될 위기에 처했던 북촌창우극장이 새 주인을 찾았다. 인형극 전문 극단 아름다운세상이 이달부터 3년동안 이 극장을 인형극 전문 공연장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북촌창우극장은 마당극과 창극, 축제의 개척자인 연출가 허규(1934~2000)씨가 1992년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세운 것이다. 국립극장장을 지낸 그가 살아 있을 때는 주요 연극과 전통 공연이 끊이지 않고 무대에 올랐으나, 그의 사후 극장 기능을 상실했었다. 특히 2003년부터 이 극장을 임대해 온 정동극장이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완전히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다.(〈한겨레〉 1월13일치 22면)

서은영(40) 극단 아름다운세상 대표는 “김종구 극단 보물 대표를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이 극장을 추천해 주셨다”며 “주변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원(현대원서공원)이 있어서 인형극 전문 극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길 건너에 있는 한국음악홀(한국창극원 운영)과 손잡고 두 극장 일대를 새로운 문화지대로 만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두 극장 주변을 공연과 전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큰 축제를 많이 주최하셨던 허 선생님의 뜻과도 맥락이 닿는 일”이라고 말했다.

극단 아름다운세상은 지난 3일부터 시작한 인형극 〈목각인형 콘서트〉를 앞으로 한달 반 동안 공연하고, 이어 춘천인형극제 초청작 극단 얼굴과얼굴의 〈넙떠구리 콩쥐〉, 부산국제연극제 초청작 극단 수레무대의 〈어린 왕자〉 등 수준 높은 인형극을 잇따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02)926-205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삼일로 창고극장 ‘명동’ 일대 공원화로 철거 위기

‘소극장 연극운동의 성지’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서울시가 명동성당 주변을 공원화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로 개관 31주년을 맞은 창고극장이 철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명동성당 주변 건물과 옹벽을 철거해 접근성과 경관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달 말이나 7월초 쯤 (사업계획서를) 공람하는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명동성당 성역화 계획은 가톨릭회관에서 옛 계성초등학교(최근 강남으로 이전)에 이르는 지역을 녹지로 만드는 것이다. 명동성당도 자체적으로 설계 용역을 맡기는 등 성역화 계획을 추진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잠시 중단한 상태다.

정대경(47) 삼일로 창고극장 대표는 “명동예술극장은 폐관 31년 만에 200억원을 들여 성대하게 복원을 하는데, 삼일로 창고극장은 개관 31년만에 폐관될 위기에 처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작곡가인 정 대표는 소극장의 성지를 지키기 위해 2003년부터 이 극장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현재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상연 중이던 창작 뮤지컬 <결혼>의 주연 배우들이 반공 뮤지컬 <요덕스토리>로 빠져나가면서 이달부터 공연을 중단한 상태다. 정 대표는 “초대권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관람료를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추면서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던 상황이어서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창고극장은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뮤지컬 <결혼>을 이달 20일부터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02)319-802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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