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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리를 키워준 6월에 이 노래 바칩니다

등록 2007-05-20 17:46수정 2007-05-20 19:31

‘노찾사’ 멤버들이 86년 6월항쟁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2일 서울 목동의 한 연습실에 모여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숙환, 한동헌, 문진오, 유연이, 최문정, 신지아, 조성태씨.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노찾사’ 멤버들이 86년 6월항쟁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2일 서울 목동의 한 연습실에 모여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숙환, 한동헌, 문진오, 유연이, 최문정, 신지아, 조성태씨.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노찾사’ 25~27일 6월항쟁 20돌 콘서트
“오늘의 문제 얘기해야 할 때” 팬들 곁으로
민중가요. ‘민중이 한마음, 한뜻으로 즐겨 부를 수 있도록 작사·작곡된 노래’. 그럼에도 이른바 ‘운동권’이 시위 현장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인식이 강했다.

‘노찾사’, 곧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1984년 1집 음반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나 〈광야에서〉, 그리고 〈사계〉 같은 노래들은 시대의 아픔과 부조리한 사회를 표현한 음악이 대중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민중가요의 음악적 한계를 넘으면서도 상업적 대중가요와 타협하지 않고서 노찾사의 1~3집은 200만장 넘게 팔렸다. 어느새 20년이 흘렀지만 댄스그룹 거북이와 래퍼 엠시스나이퍼가 〈사계〉와 〈솔아 푸르른 솔아〉를 리메이크해 요즘 신세대들에게도 이들의 노래는 익숙하다.

노래패로서 20년 넘게 굳건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도 우리 음악사에선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 노찾사를 거친 단원도 안치환·권진원을 비롯해 150명이나 된다. “90년 대학가요제 금상 받은 뒤 오디션 보고”(유연이), “친구 안치환 따라왔다가”(최문정), “오디션 보고”(조성태 문진오 신지아) 등등 노찾사에 결합한 이력은 제각각이었지만, 노래로 사회를 비판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 노찾사에게 그 어떤 공연보다도 의미 깊은 공연이 25~27일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다. 6월 민주항쟁 20주년 기념 콘서트 ‘1987, 그 20년 후에’다.

노찾사한테 6월항쟁 20돌을 맞는 올해는 그야말로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학교와 노동 현장 등 이른바 ‘언더’를 누비던 노찾사를 수면 위로 끌어낸 것이 6월항쟁이었다. “84년 김민기씨 도움으로 첫 음반이 나왔지만, 시위나 노동 현장 외에 활동을 못했어요. 민주화되면서 합법공간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죠.” 한동헌(47) 대표는 “6월항쟁의 산물이 바로 노찾사”라고 설명한다. 노찾사의 첫번째 공연도 87년 항쟁 직후였던 그해 10월이었다. 멤버 송숙환(44)씨는 “공연이 끝나고 잡혀가지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그때를 전했다.

공연의 의미가 큰 만큼 요즘 노찾사는 막바지 연습에 그야말로 여념이 없다. 지난 12일 기자가 찾아간 목동 연습실에는 어느새 중년이 된 평범한 직장인, 주부 멤버들이 모여 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아 짧았던 내 청춘도 헛된 꿈은 아니었으리’(〈그날이 오면〉)를 부르는 대목에선 모두들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공연과 함께 노찾사는 한동한 활동이 뜸했던 침체기를 벗어나 다시 한번 팬들 곁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인간적 가치와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지금, 노찾사가 노래를 통해 문제의식을 얘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조용히 살고 있던 멤버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좀더 유연하고 부드럽게 대중들과 호흡하기 위해 시대정신을 녹인 팝송 번안, 트로트, 재즈 등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할 생각이다. 그런 변화를 이번 공연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4만4천원. (02)522-9933.

글·사진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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