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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연주자가 창조해가는 현대 클래식, 너무 매력적”

등록 2011-06-21 19:39

강혜선(50) 파리 국립음악원 교수
강혜선(50) 파리 국립음악원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강혜선 교수
비인기 ‘현대음악’ 17년째 외길
“어려서부터 같은 곡을 반복해서 연주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새로운 곡을 연주하는 것이 연주자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또 저 같은 연주자가 있어야 작곡자가 계속 창작을 할 수 있잖아요?”

바이올리니스트 강혜선(50·사진) 파리 국립음악원 교수가 고전음악이 지배하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비인기 장르인 현대음악의 외길을 17년째 고집하는 이유다. 20일 오후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연주자인 제가 곡을 창조해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현대음악의 매력”이라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3일 서울시향의 ‘익스플로러 시리즈 Ⅱ’에서 현대음악 작곡가 필리프 마누리(59)의 <바이올린 협주곡 ‘시냅스’>를 아시아 초연한다. 지난해 마누리가 그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강 교수는 파리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한 뒤 1993년 파리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임명되면서 유럽 클래식계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러나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곡가 겸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86)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6개월 만에 파리 오케스트라를 그만두고 이듬해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앙상블로 꼽히는 앵테르콩탕포랭에 들어가 독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돈도 되지 않는 현대음악을 연주하니까 신기한가 봐요. 파리 오케스트라 악장을 그만뒀을 때 저더러 바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새로운 곡을 연주를 하려면 하루에 8시간 이상 연습해야 하는데다 곡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하니까요.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피에르 불레즈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불레즈는 강씨에게 숨겨져 있던 현대음악의 재능을 최상으로 이끌어냈다. “불레즈에게 인정받기 위해 매일같이 죽어라고 연습했어요… 지금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됐죠.”

강씨는 97년 불레즈의 <솔로 바이올린과 일렉트론을 위한 협주곡 ‘송가 2’>를 초연하면서 현대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 뒤 불레즈뿐 아니라 파스칼 뒤사팽, 이반 페델레, 미하엘 야렐 등 수많은 현대음악 작곡가가 그를 위해 곡을 썼으며 50여곡을 세계 초연했다.

“현대음악을 하면서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준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앞으로도 저의 음악적 재능을 좀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1588-1210.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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