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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리 안에 블루스 유전자 있죠”

등록 2011-09-20 20:41

기타리스트 겸 가수 김목경
기타리스트 겸 가수 김목경
23일 공연하는 기타리스트 겸 가수 김목경
전통음계, 블루스와 흡사
한국선 설땅 없어 아쉬워
김목경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많이 찾는 블루스 기타리스트이자 가수다. 2003년 블루스의 본고장 미국 멤피스에서 열린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아시아인으론 처음 초청돼 ‘리틀 에릭 클랩턴’이란 찬사를 받은 이후 거의 해마다 일본, 노르웨이, 대만,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 나라 블루스 페스티벌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2007년에는 일본 전국 투어도 돌았다.

“심지어 네팔에서도 블루스 페스티벌을 해요. 블루스는 현대 대중음악의 뿌리와도 같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선 블루스 음악이 설 자리가 없어요. 음악적 측면에 집중하지 않는 미디어 탓이 큽니다.”

김목경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19세기 중엽 미국으로 끌려온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한 서린 읊조림, 그 안에는 이른바 ‘블루 노트’ 음계가 들어 있었다. 이게 정형화돼 블루스가 됐고, 20세기 들어 재즈, 리듬앤블루스, 로큰롤 등으로 분화해 나갔다. 김목경은 “블루스를 토대로 하면 댄스 음악도 맛이 확 달라진다”며 블루스 예찬론을 펼쳤다.

“우리 전통 음계인 ‘궁상각치우’가 블루스 음계와 흡사해요. 우리 몸 안에 블루스 유전자가 절반은 들어 있는 셈이죠. 한국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블루스를 하는 게 가장 빨라요. 그런데 이를 외면하니 답답한 노릇이죠.”

그는 블루스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원초적인 음악”이라는 점을 들었다. “노래로 표현하지 못하는 걸 기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했다.

“블루스의 제왕 비비 킹 별명이 ‘원 노트 맨’이에요. 기타로 한 음만 ‘띵~’ 치는데, 그 한 음에 인생이 들어 있는 거지. 그게 블루스예요.”

고등학생 때 우연히 블루스 기타리스트 편집 앨범 ‘빽판’(해적판 엘피)을 접하고 블루스에 빠져든 그다. 군악대 제대 뒤 막연히 에릭 클랩턴의 나라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 6년을 눌러앉았다. 여행객 가이드, 접시닦이, 페인트칠, 클럽 연주 등으로 돈을 벌며 블루스를 익혔다. 1988년엔 현지 블루스 밴드에 들어가 전국 투어를 돌았다.

영국에서 만든 1집 <올드 패션드 맨>을 들고 1990년 한국에 들어왔다. 나중에 김광석이 다시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도 실린 음반이다. 이를 시작으로 모두 6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라이브 앨범을 자비로 제작했다. 최근에는 공연 실황 디브이디(DVD)도 냈다.


“직접 제작하다 보니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홍보·마케팅이 너무 힘드네요. 내년 봄에 7집 앨범도 낼 겁니다. 왜 안 팔리는 블루스만 고집하냐고요? 할 줄 아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요. 또 이걸 하면 참 행복하거든요.”

김목경은 23일 저녁 8시 서울 숙명여대 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을 한다. 다음달 9일에는 부산엠비시 아트홀에서도 공연한다.

“블루스의 참맛은 라이브입니다. 음반에선 노래로 1~2절만 하고 끝나지만, 공연에선 기타 연주로 3~4절까지 하거든요. 한번 맛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들걸요?” 1544-1555. 글 서정민 기자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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