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48)씨
박창수씨 ‘음악실험 10년’ 결산
클래식·무용등 250개팀 20회 공연
“공연장 커야 좋은 연주? 착각깨야”
클래식·무용등 250개팀 20회 공연
“공연장 커야 좋은 연주? 착각깨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48·사진)씨가 ‘하우스콘서트’를 연 지 올해 10년이 되었다.
2002년 7월1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2층짜리 단독주택 마루에서 시작된, ‘집에서 여는 콘서트’라는 그의 독특한 음악실험은 2009년 말 서울 도곡동 35평짜리 레코딩 스튜디오 율하우스로 이어지며 지금까지 320회 공연으로 꽃피웠다. 객석과 무대 사이의 경계를 허문 하우스콘서트에는 강산에(가수), 김선욱(피아노), 조성진(피아노), 권혁주(바이올린), 벤첼 푹스(베를린 필 클라리넷 수석), 성민제(더블베이스), 이자람(국악), 강은일(해금), 강태환(색소포니스트)씨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 1300여명이 거쳐갔다. 자체 제작한 공연실황 음반만도 95종이다.
“사람들이 큰 공연장에 가야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큰 공연장은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크게 지을 수밖에 없고 원래 소리를 재현해내기 위해서는 음향설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의 착각을 깨고 싶었어요. 제가 시작한 뒤로 전국에 하우스콘서트가 300군데가 생겼다고 해요. 사람들이 하우스콘서트라는 형식의 가능성과 매력을 알게 됐다는 거예요.”
그는 “관객들이 작은 공간에서 듣는 연주가 가장 좋은 것이고 유명한 연주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을 깨치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선욱, 조성진 같은 무명 연주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관객을 발굴해낸 것도 무시 못할 소득”이라고도 했다.
그는 내년에 하우스콘서트 10년을 결산하는 ‘5000회 공연’을 벌인다.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하여 대중음악·국악·무용·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250개 공연팀을 꾸려 전국 공연장 100여곳을 돌며 20회씩 공연한다. 지금껏 열어온 하우스콘서트처럼, 관객들이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앉아 공연을 즐기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한다.
“우리나라 연주자들은 연주가 고프다고 하고 지역 공연장은 연주자를 원합니다. 지역 공연장은 1년에 1~2차례 유명 연주자나 인기가수를 불러 한 해 예산을 다 써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면서 항상 공연 콘텐츠에 목말라 하죠. 저는 연주자와 공연장을 이어주려는 것이죠.”
그는 “연주자들은 끊임없는 레퍼토리 개발과 연습을 통해 연주력의 향상을 꾀할 수 있고, 지역 공연을 통해 서울 중심의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000회 공연’의 예고편 무대로 오는 9~15일 전국 21개 시도의 23개 공연장에서 음악축제인 ‘2012 프리, 뮤직 페스티벌’을 연다. 58개 팀 연주자 158명이 무보수로 무대에 올라 클래식·대중음악·국악·실험음악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100회의 공연을 꾸민다.
그는 10년 동안 하우스콘서트를 하며 3억원가량을 빚졌다. 그렇지만 그동안 하우스콘서트를 거쳐간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지금도 무보수로 일하고 있는 스태프 13명에 대한 마음의 빚이 가장 크다고 했다.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분들은 우리의 잘못된 문화를 고쳐 나간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어요. 그런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게 저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 서울에서 하우스콘서트를 통해 불을 지핀 문화의 지각변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보려고 해요.”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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