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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수준 높은 청소년극은 어른들의 이야기”

등록 2012-11-01 20:15수정 2012-11-01 20:38

김민기(61) 대표
김민기(61) 대표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
노인·10대 우정 다룬 ‘복서의 마음’
한국 상황 맞게 번안해 무대 올려
적자에도 15년째 청소년극 고집
“어른들 유치해 못본다는 건 편견”

극단 학전의 김민기(61·사진) 대표는 1997년부터 뮤지컬 <모스키토>를 시작으로 <굿모닝 학교>, <분홍병사>, <우리는 친구다>, <무적의 삼형제> 등 어린이와 청소년의 고민을 무대에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2008년 12월31일 학전의 간판 작품인 15년 장수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을 중단한 뒤로는 주로 유럽의 청소년 작품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해 소개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가 또 한편의 유럽 명품 청소년극을 지난달 16일부터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독일 극작가 루츠 휘브너의 2인극 <복서의 마음>을 직접 번안·연출한 <더 복서>. 1998년 독일 청소년 연극상을 받았으며 많은 유럽 국가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왜 또 청소년극일까?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청소년극’이나 ‘아동극’은 어른들이 보러 오지 않습니다. 또 아이들은 학원 가느라 보지 못하죠. 그러니 무대에 올리면 적자입니다. 하지만 고통스럽다고 그만둘 수는 없지요. 그리고 아동·청소년극이라고 해서 아이들만 보는 것이고 어른들은 유치해서 못 본다는 것은 편견입니다.”

그는 “수준 높은 아동·청소년극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더 복서>는 왕년에 세계 권투 챔피언을 지냈으나 지금은 요양원 독방에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69살 노인 ‘붉은 사자’와 학교에서 ‘짱’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고등학교 1학년생 ‘셔틀’의 만남 이야기다. ‘붉은 사자’는 권투선수 시절 글러브와 트렁크, 신발, 가운까지 빨간색으로만 입었던 노인의 옛 별명이고, ‘셔틀’은 학교의 ‘일진’이나 ‘짱’의 심부름꾼을 일컫는 10대들의 은어이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서로를 이해하고 깊은 우정을 나눈다.

김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청소년문제와 노인문제를 함께 다룬 원작을 골랐는데, 한국과 독일의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게 옮기는 일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영미권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 훼손을 우려해서 번안을 못하게 하는데 다행히 <지하철 1호선>이 독일에서도 유명한 탓인지 원작자가 쉽게 허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립극단에 아동청소년극연구소가 생겼지만 한국은 어린이·청소년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어린이·청소년극에 대한 지원이 지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일찍부터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연극 관람이 포함되어 있다.

그는 “청소년 문제나 교육문제가 가장 심각한데도 이번 대선에 나오는 세 후보 중에서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극단 학전의 관록의 배우인 이황의·배성우씨가 ‘붉은 사자’ 역을 번갈아 맡고, 오디션으로 뽑은 신인 김태완·신정식씨가 ‘셔틀’ 역으로 학전 무대에 데뷔한다. 2004년 김민기씨의 <노래굿 공장의 불빛>에서 프로듀서를 맡았던 작곡가 겸 가수 정재일(30)씨가 주제곡과 배경음악을 지었다. 12월20일까지. (02)763-8233.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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