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든(28) · 남지선(34·아정문화예술원장)씨
연주 프로젝트 ‘보이스 오브 에인절스’ 꾸린 박예든·남지선씨
인도서 여성폭력 목격하고 충격
미국·한국 예술가 재능기부 받아
23일 저녁 예술의 전당서 콘서트
인도서 여성폭력 목격하고 충격
미국·한국 예술가 재능기부 받아
23일 저녁 예술의 전당서 콘서트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오보에 연주자 박예든(28·왼쪽)씨는 지난해 말 인도를 여행하다 결혼지참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시어머니가 불에 태워 몸 반쪽이 흘러내린 채 살아가는 한 여성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거리를 떠돌고 있는 3~4살 어린이들을 수없이 맞닥뜨렸고 ‘뉴델리 성폭행 사건’에 분개하는 시위대도 몇 번이나 만났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여성들과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동시대를 사는 예술가로서, 박해받는 여성들과 보호받을 권리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예술로써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박씨는 “성폭력 피해자와 미혼모, 버려진 아이들 같은 비극적인 일은 비단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예술로써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오랜 지인인 송차선(공연기획사 디아아트 대표)씨를 통해 오페라 연출가 남지선(34·오른쪽·아정문화예술원장)씨를 소개받았다.
“예든씨가 인도에서 겪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도 엄마로서 수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나면 예술 활동이 단절되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엄마 예술가들의 예술 활동을 돕기 위한 공연을 준비하던 차에 예든씨와의 만남은 마치 단비와 같았습니다.” 남씨는 “예든씨의 뜻이 워낙 소중해서 무조건 돕고 싶었다”고 했다.
뉴욕 유니언시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도 맡고 있는 박씨는 현지의 연주가들을 모으고 남씨는 국내 지인들을 찾아다녔다. 송 대표를 비롯해 극단 배우자리 예술감독 나일봉, 재미 피아니스트 현영경, 재미 바이올리니스트 이혜연, 샌드아티스트 신미리, 웹툰작가 서나, 안무가 권영임씨 등이 재능기부를 약속했다. 이렇게 해서 가난한 미혼모와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젊은 예술가들의 연주 프로젝트인 ‘보이스 오브 에인절스’(천사들의 목소리)가 탄생했다.
이들은 23일 저녁 7시 서울 예술의전당 아이비케이(IBK)홀에서 ‘보이스 오브 에인절스’ 첫 콘서트를 연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 마르티누의 <오보에 콘서트>, 영화 <미션>의 주제곡 ‘넬라판타지아’,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오버 더 레인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제곡 등을 들려준다.
박씨는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보이스 오브 에인절스’를 지구촌의 여정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26일에는 뉴저지 유니언시티시립교향악단·오페라단과 함께 ‘보이스 오브 에인절스-코네티컷 아이들 총살사건 추모음악회’도 열었다. 디아아트 (02)785-0642.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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