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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의 몸짓 독일 사로잡다

등록 2005-09-28 17:10수정 2005-09-29 14:05

안애순무용단의 <11번째 그림자>
안애순무용단의 <11번째 그림자>
안애순·안은미 ‘한국의 해’ 행사에서 현대무용 첫선

한국 현대무용의 선두 주자이자 대학 선후배인 안애순(45)씨와 안은미(43)씨가 나란히 독일 무대에 올랐다. 안애순씨가 이끄는 안애순무용단이 독일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은미씨는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활동중이지만 중앙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실상 한국 현대 무용의 독일 데뷔 무대인 셈이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에서 각각 두 차례씩 펼쳐진 공연에서 두 안무가는 전혀 다른 색깔의 작품 세계를 독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안애순무용단은 전통 문화를 현대무용에 접목시킨 <열한번째 그림자>와 <원>을 잇달아 공연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바뇰래 안무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열한번째…>는 십장생이라는 동양적 아이콘을 배경으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혼돈과 슬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종일관 무대를 흐르는 불교 음악과 만석중 놀이 그림자극은 종교적이면서도 사뭇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춤사위를 끌어들인 움직임과 남자 무용수 류석훈씨의 아름다운 몸짓이 독일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공연을 관람한 호 브룩(42·공무원)은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동작과 의상이 매우 새롭고 신선했다”며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의 인연으로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활동 중인 안은미씨는 현지인 무용수들을 기용한 신작 <렛 미 체인지 유어 네임>을 내놨다. 파격적인 실험으로 고정관념을 혁파할 것을 주창해 온 안씨의 주제의식은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를 기어다니는 무용수들과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화려한 조명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빈번한 신체 노출은 빈곤한 내용을 보완하려는 억지스런 장치로 보였다.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세계 문화의 집’은 ‘2005년 독일 한국의 해’ 행사의 하나인 ‘베를린 아시아-태평양 주간 포커스 코리아’ 행사(9월19일~10월2일)의 일환으로 이들 무용가를 초청했다. 한국에 와서 작품을 직접 골랐던 한스 게오르그 크놉(61) 전 ‘세계 문화의 집’ 대표(현 독일문화원 사무총장)는 “한국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되 이를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택했다”며 “그동안 한국의 전통 고전 무용은 많이 소개됐지만 현대무용이 소개되지 않았는데, ‘인터넷 강국’ 한국의 현대 문화를 독일에 더 많이 소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문화의 집’ 앞 뜰에서는 줄타기와 하회별신굿놀이, 서해안풍어제, 작두타기 등 각종 전통 공연이 펼쳐졌다. 모두 66건의 공연과 전시로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대표적인 공연으로는 개막공연인 <정악> (국립국악원), <제비>(국립창극단), <코리아환타지>(국립중앙극장), <바리공주>(극단 살풀이), 바이올린 연주자 장영주씨의 베를린필 협연 등이 꼽힌다.

베를린/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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