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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불혹의 미소년 ‘세상 밖으로’

등록 2015-03-24 19:46

가수 이규호 씨.
가수 이규호 씨.
‘15년만에 2집’ 싱어송라이터 이규호
1999년 1집 이후 가수생활 ‘쉼표’
대신 수많은 가수들에게 곡 선사
오랜만에 기지개…27~28일 콘서트
“어릴 때 쓴 가사 외우기 힘드네요”
“오랫동안 마음 한 구석에/숨어 앉은 꿈에게 얘기해왔지/언젠가 신나게/넌 저 하늘 위를 날거야”(이규호 2집 <스페이드 원> ‘세상밖으로’) 지난해 15년 만에 두 번째 앨범을 낸 싱어송라이터 이규호(41·사진)의 걸음이 빠르다. 올해 3월 2일엔 디지털 싱글 <불여우 내짝>을 내고 같은 날 푸른곰팡이에서 발표한 옴니버스 앨범 <강의 노래>에도 참여했다. 오는 3월 27, 28일엔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쿄+프레쉬>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 예정인 그는 3월 22일엔 에스비에스 파워에프엠 <케이윌 대단한 라디오> 초대손님으로 나와 한시간 동안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세상밖으로’ 첫걸음을 떼기가 어려웠지 그 다음엔 “매일 난 내가 되려다 말다 하더라도”(‘매일 지구 굴린다’) “발이 기억하는 그 길로”(‘너의 길로 홀로이 가라’) 내처 달리는 가수 이규호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년에 1~2곡 정도는 외부곡 발표하고 조용조용하게 살았다. 그렇다고 곡을 게을리 쓰지는 않았다. 내 곡을 직접 발표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움츠려 있었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 활동을 재개했을 때 담담할 수 있는 이유는 홀로 차분하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1993년, 한양대 전기공학과 1학년 때 제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음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가수 이규호는 1999년 1집 <알터에고(Alterego)>를 낸 뒤 2000년초에 2집을 내려고 했으나 다 만들어두고도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접었다고 설명했다. 그때 자신이 부르지 못한 노래를 고쳐서 다른 가수들에게 주기도 했는데 윤종신의 <팥빙수> 같은 노래는 작곡가로서의 이규호를 알린 노래다.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란 별명처럼 음악인 이규호는 1996년 발표한 여행스케치의 ‘술취한 야옹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가수들에게 빛나는 곡을 선사했다. 김예림, 박정현, 윤종신, 이소라, 이승환 등 다양한 색깔의 가수들이 그가 만든 곡을 불렀다. 이규호 자신은 다른 가수들에게 준 노래중 가장 아끼는 곡으로 이승환의 ‘꽃’, ‘세가지 소원’, ‘위험한 낙원’을 꼽는다. “대중적 인기를 얻은 곡을 네가 직접 불렀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노래 하나 좋다고 해서 그 곡이 널리 울려퍼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위험한 낙원’은 이승환씨가 불러서 가능했다. 가수 이미지, 목소리, 엄청난 물량이 투입돼야 하는데 만드는 사람으로서 원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해봤던 곡이다. 반면 내가 부르는 노래는 나만 하고 싶은 곡이라서 대중성을 기준으로 앨범을 쓰지는 않는다.” 이규호만의 색깔을 담은 노래는 이렇다. “불여우 불여우라 내 옆에 있는 짝/화가 나면 토라지고 신이 나면 능글맞은 내 짝/꼬집기는 최고 실력/불여우감이라네”(‘불여우 내 짝’) 초등학교때 쓴 일기장에서 따온 가사는 어른인듯 아이인듯 헷갈린다. 소년인듯 소녀인듯 맑고 여린 목소리, 여자인듯 남자인듯 알 수 없는 긴 머리카락과 가는 손가락으로 바로 앞에 있는 관객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그는 “불혹을 넘겨 공연을 재개하려니 가사 외우는 게 가장 큰 일”이라며 “가슴에 차오르는 이야기를 모두 담기 위해 1절부터 4절까지 모두 다른 이야기로 쓰기도 했다. 이제 마흔의 내가 치기에 가득찼던 어린 시절의 나를 욕하며 노래를 외우기 바쁘다”고 웃었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고 현실감이 없어지면서 행복한 느낌이 찾아온다”고 했다. 27일부터 열리는 공연에는 전문 연주자가 아닌, 배영경, 유근호, 김성윤 등 싱어송라이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모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신예들이다. 이규호와 이들 젊은 음악인들은 5월에도 강원도 춘천의 작은 카페를 빌려 공연을 열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푸른곰팡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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