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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개성 뽐낸 인디 20년 자축 앨범

등록 2015-03-30 19:37수정 2015-03-30 19:37

크라잉넛·요조 등 21팀 참여
1995년 4월, 홍대앞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커트 코베인 1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각자 흩어져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던 이름없는 밴드들과 너바나의 음악을 틀어놓고 커트 코베인을 그리워했던 관객들이 합세했던 이 날은 홍대앞 인디음악의 풍경을 바꾸었던 날이다. 인디음악 20주년을 자축하는 앨범이 나왔다. <인디20>은 인디밴드 21팀이 참여하고 드럭레코드의 전 대표였던 김웅씨가 제작을 맡았다.

한국 인디음악사 20주년을 기념하기는 하지만 이 앨범은 과거를 향해 있지 않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황신혜밴드처럼 인디음악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팀부터 장기하와 얼굴들, 요조, 최고은처럼 최근 인디의 모습을 담은 팀들이 고루 참여해 새로 곡을 만들거나 예전 곡을 새롭게 부른다. 펑크, 로큰롤, 얼터너티브 메탈, 디스코, 포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상큼하고 사랑스러운 노래를 불러오던 요조는 이번 앨범에서는 ‘불륜’이란 제목처럼 처연하고 묵직한 소리를 내보냈다. 언체인드는 노이즈가든의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를 한층 더 육중하게, 황신혜밴드는 1997년 그들이 불렀던 ‘짬뽕’을 지금 들어도 기이한 가사와 소리로 다시 부른다. 크라잉넛은 ‘식스팩’으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은 ‘고독사’로 여전한 유머감각을 과시한다.

1996년 기타리스트 원종우가 한국 최초의 독립 제작 음반으로 기록된 앨범 ‘배드테이스트’를 내고 드럭 소속 밴드들이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스트리트 펑크쇼’를 열 때, 그들의 난장은 ‘독립’이라는 말로 묶였다. 대형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음반을 제작하고 방송을 통한 마케팅에서 자유로운 이들을 인디라고 불렀다. 주말마다 10~50개 클럽에서 공연이 열리고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만 1000팀이 넘는 지금은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이 사뭇 무색해졌다. 인디음악에서 거칠고 반항적인 음악이 많이 줄어 들었다는 평가는 그만큼 대중음악으로 많이 편입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제 그들을 한데 엮는 말은 ‘다양성’이다. 웹진 <음악취향와이>를 운영하는 조일동씨는 이번 음반을 두고 “인디 음악은 장르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개성을 드러내는 다양성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음반”이라고 했다. <인디20>을 기획, 제작한 김웅 대표는 “인디의 음악적 풍성함을 과시함으로써 인디를 좁은 울타리에 가두기 보다는 대중음악에서 위력을 떨치게 할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음반에 참여한 노브레인, 언체인드, 로큰롤라디오 등의 팀은 발매를 기념해 오는 4월18일 홍대앞 라이브클럽 ‘타’에서 공연 ‘인디20 쇼케이스’를 연다.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모스핏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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