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 사진 진앤웍스 제공
정규 12집 낸 가수 이승철
신인 노래 받아 직접 편곡
“80살이 되어서도 노래할까…
그런 생각들로 눈물 나기도”
신인 노래 받아 직접 편곡
“80살이 되어서도 노래할까…
그런 생각들로 눈물 나기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30년 뒤 이승철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안녕이라 말하지 마’를 불렀는데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잘 모르겠어요. (신)해철이도 생각나고, 또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 내가 80살이 되어서 프랭크 시나트라처럼 노래하고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났어요.”
데뷔 30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사진)이 12번째 정규 앨범 <시간 참 빠르다>를 낸 자리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다. 1986년 부활 1집 <록 윌 네버 다이>의 보컬로 데뷔해 30년째 ‘최고의 보컬리스트’ 자리를 지켜온 그가 이번 앨범에 갖는 감회는 남다르다. “이번 앨범에선 이승철의 목소리를 잊으려고 노력했어요. 녹음할 때 왼쪽 귀론 가이드 보컬(작곡가가 노래 느낌을 전하기 위해 임시로 덧붙여 보내는 노래)을 듣고 오른쪽 귀론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했어요. 작곡가가 원하는 창법이 무엇인지를 앞세우기 위해서죠. 또 끈적끈적하게 나왔다면 10, 11집과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을 거예요.”
‘이승철 스타일’을 떨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창법만이 아니다.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와 발라드곡 ‘그리움만 쌓이네’는 신사동호랭이와 4번타자가 만든 곡이다.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 이엑스아이디 ‘위아래’ 등을 만든 신사동호랭이나 신인 작곡가들의 곡을 이승철이 직접 편곡했다. “음반 하나를 만들 때 250곡 정도를 받는다. 일차로 50곡 정도를 추렸다가 녹음까지 끝낸 노래는 15곡 정도 된다. 그중 10곡이 음반에 실렸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신선하다고 느껴진 노래를 골라놓고 보면 신인의 노래였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 드라마 <프로듀사>의 배경음악이 됐던 ‘달링’, 복음성가를 고쳐 어머니를 기리는 노래로 만든 ‘마더’ 등 사연도 다양하다.
30년 음악인생을 이어가며 항상 신선함을 추구해왔다는 그가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편곡을 직접 하는 이유는 작곡가의 길과 나의 길이 갈리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느린 발라드도 코드를 반복하는 기타 리프, 리듬과 속도를 살리는 멜로디로 새롭게 편곡하죠. 사람들이 들으면 그룹 출신 가수는 어쩔 수 없구나 그래요. 밴드는 제가 태어난 음악이기 때문에 그건 평생 못 버릴 거예요.” 1989년 솔로로 독립했지만 “데뷔부터 지금까지 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팀워크 사운드’를 버리지 못한다”는 그는 26일 저녁 7시30분 그가 만든 밴드를 이끌고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새 앨범 쇼케이스를 연다. 올해 하반기에는 30주년을 기념하는 새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도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진앤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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