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엘프먼은 지금까지 95편의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그 가운데 15편이 팀 버튼의 영화였다. 영화에서 영상과 음악은 떨어질 수 없는데, 동화적 상상력과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팀 버튼 영화세계를 말할 땐 대니 엘프먼의 이름도 같이 거론되곤 한다. <피위의 모험>에서 메인 주제곡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비틀쥬스>, <배트맨>,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 대부분의 팀 버튼 영화에 그의 음악이 들어갔다.
31일부터 8월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팀 버튼 앤 대니 엘프먼 영화음악콘서트’도 둘이서 함께 만들어낸 공연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주제음악이 울려퍼지면 무대 뒷편 대형 스크린엔 영화의 몽타주 필름과 스케치가 드리워진다. 그는 팀 버튼의 작품으로 영화의 밑그림이 됐던 작품 스케치나 여러 그림을 모아 전시해왔다. 130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팀 버튼과 대니 엘프먼이 함께 만든 15편 영화 음악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니 엘프먼이 직접 무대에 올라 그가 녹음했던 <크리스마스 악몽> 주제가를 부를 예정이다.
영화음악감독이 되기 전 록음악 밴드 오잉고 보잉고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던 대니 엘프먼은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에선 주인공 잭을, 영화 <유령신부>에서는 본 쟁글스 역을 맡아 직접 노래했다. “어렸을 때는 뮤지션이 아니라 영화 촬영 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대니 엘프먼은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 서면인터뷰에서 “영화 음악을 무대 상영을 전제로 리메이크하는 작업은 몹시 어려웠다. 특히 팀의 15개 모음곡을 한 콘서트에서 한다는 건 진짜 불가능한 듯 보여 오히려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니 엘프먼은 팀 버튼 영화 외에도 <맨 인 블랙> <굿 윌 헌팅> 등에도 음악을 입혔다. ‘팀 버튼 앤 대니 엘프만 영화음악콘서트’는 2013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를 순회했다. 우리나라에선 이번에 처음 열린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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