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월6일 가수 김광석이 서른둘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뒤 미발표곡 ‘부치지 않은 편지 1, 2’를 담은 추모 음반 <가객>을 시작으로 동료·후배 가수들의 헌정 앨범 등 여러 차례 그의 노래는 새롭게 불렸다. 너무 일찍 가버린 서른둘의 가객을 안타까워 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었다. 이번엔 김광석이 미완성으로 남겼던 노래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연결의 신곡 발표’ 프로젝트
29일까지 노랫말 공모
벌써 누리꾼 응모 6천건 넘어
중학생부터 67살 참가자도
최종선정된 가사로 성시경 노래
음악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김광석의 노래를 완성하는 ‘연결의 신곡 발표’ 프로젝트다. ‘연결의 신곡 발표’ 프로젝트는 김광석이 남긴 6권의 음악노트에서 시작했다. 작곡가 정재일이 노트에 있던 미완성곡 뒷부분을 완성했으며 시민들이 가사를 붙이고 그중 한곡을 골라 가수 성시경이 부를 예정이다. 가수 박학기가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았다.
김광석이 살아 있다면 이 노래를 어떻게 불렀을까? 노래는 어떤 말들을 얻었을까? 8일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에 18일까지 가사 참여나 직접 연주 동영상을 올린 응모자가 6000건을 넘었다. 내년이면 가수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지 20년이 되지만 아직 그를 기억하는 팬들과 그의 노래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뜻이다. ‘고등어의 노래’, ‘가로등 길’, ‘아버지’…. 멜로디 하나를 두고 참여자들이 떠올린 제목은 천차만별이다. 김광석은 살아 생전 글쓰기를 좋아하고 많은 메모와 일기를 남겼지만 이렇게 다양한 노랫말들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하며 썼다”는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컴퓨터를 다룰줄 몰라 손으로 악보를 그려 우편으로 보낸 67세 참가자까지 응모자들 사연도 다채롭다.
김광석이 남긴 곡은 절반 좀 넘게 써둔 상태였다고 한다. 정재일 작곡가는 “김광석이 남긴 곡은 박자와 리듬이 특이한 걸로 봐서 색다른 시도를 해보려고 했던 걸로 추측한다. 가사도 없고 코드도 불확실하게 적혀 있지만 멜로디는 아름다웠다”고 전한다. 정 작곡가는 또 “ ‘이등병의 편지’ ‘서른즈음에’ 등 김광석의 많은 히트곡은 다른 사람이 만들었지만 김광석이 가장 훌륭했던 점은 누가 만든 노래든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었다. 지금 우리는 김광석을 복기하자는 게 아니라 김광석이 남긴 노래와 김광석을 사랑하는 팬들의 노랫말, 그를 존경하는 후배들의 편곡과 보컬등을 서로 연결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김광석의 음악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여러 사람의 연결을 거쳐 아름답고 새로운 곡이 나왔으면 한다”는 바램을 밝혔다.
작사는 ‘연결의 신곡발표’ 홈페이지(http://sktconnect.com)에서 가능하며, ‘전곡 작사’, ‘부분 작사’, ‘한 줄 작사’의 총 3가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성시경이 허밍으로 부른 임시 노래를 듣고 가사를 더하면 된다. 8일부터 29일까지 3주 동안 진행되며,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심현보가 최종 선정자에게 작사 멘토링을 해 주며 함께 가사를 완성할 예정이다.
1주일에 한번씩 네티즌 투표와 심사위원 평가 점수를 더해서 ‘주간 베스트’를 선정하는데 17일 첫번째 주 베스트 작사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다음날을 그린 ‘멈춰 선다’가 뽑혔다. 작사가 더해져 완성된 곡은 10월말 쇼케이스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29일까지 노랫말 공모
벌써 누리꾼 응모 6천건 넘어
중학생부터 67살 참가자도
최종선정된 가사로 성시경 노래
김광석
김광석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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