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1주기 추모식
고 신해철 1주기 추모식…야외안치단에서 ‘영면’
‘마왕’이 간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기일을 이틀 앞둔 25일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신해철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철기군 등 팬클럽의 주도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서 미사를 마친 뒤 고인의 유골은 실내 봉안단에서 야외 안치단으로 이동 안치됐다. 야외 안치단에는 1996년 나온 넥스트의 싱글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우>의 노랫말이 새겨졌다. “약속·헌신·운명·영원 그리고 사랑, 나는 여전히 이 말들을 믿는다.” 야외 안치단의 꼭대기에는 고인의 딸 지유양의 “빛나는 눈동자가 있어서 우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모티브 삼아 눈 감지 않는 눈동자를 새겼다.
넥스트의 보컬 이현섭씨는 추모사에서 “그는 한국음악사의 전무후무한 뮤지션이었고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자아·존재·삶·행복·사회적 문제를 노래했다. 나약한 뮤지션이었던 내게 음악적인 조언과 세상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영향으로 음향 엔지니어가 되려고 한다는 이승우군이 팬 대표로 추모사를 했다. “이런 추모사를 하기에 부족할지도 모른다. 지난해 초 그의 ‘세계의 문’을 듣고 이런 음악이 있다는 것에 놀라서 넥스트의 팬이 되고 신해철 형님의 어록을 따라갔다. 9월30일 마지막 공연을 예매했지만 학교 일이 바빠 가지 못했다. 앞으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는데 그게 끝이었다. 그의 뜻을 받들어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기울이겠다.”
꼭 1년 전 그는 의료사고 문제를 사회에 던지고 갔다. 사회 문제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자였던 그는 대중음악계의 전무후무한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했다.
‘어둡고 무거운 저 하늘 어느 구석에조차 별은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야. 희망은 몹시 수줍은 별 구름 뒤에만 떠서 간절한 소원을 가진 이조차 눈을 감아야만 보이네. 내 마음의 그림 안에선 언제나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바람의 노래를 보면은 구름의 춤이 들려. 하늘의 별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것은 땅 위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말라가기 때문에.’(추모관에 전시된 신해철의 어록)
안성/글·사진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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