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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이유 신곡 ‘제제’ 재해석 두고 SNS 여론 팽팽

등록 2015-11-06 14:24수정 2015-11-06 14:44

아이유
아이유
페북선 ‘표현의 자유’…트위터선 ‘과도한 재해석’ 우세
“윤리적인 잣대 댈 수 없어” “성적 대상화 고민해봐야”
가수 아이유(IU)의 신곡 ‘제제(zeze)’가 뜨겁습니다. ‘표현의 자유인가’와 ‘과도한 재해석인가’를 놓고 양쪽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아이유는 최근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재해석해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이 책은 브라질 작가 조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루스가 자신의 유년시절을 담아 1968년 발표한 소설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소설은 가족의 학대로 상처받은 5살 아이 제제의 성장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논란은 아이유가 제제를 원작과 다르게 해석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가사와 앨범 자켓 등에서 학대받은 제제를 원작과는 다르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일자 아이유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은 잔인한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섹시한 캐릭터”라고 밝혔지만 해명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진 않고 있습니다.

 제제 가사의 일부입니다.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잎사귀에 입을 맞춰 장난치면 못써

 나무를 아프게 하면 못써 못써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여기서 제일 어린잎을 가져가 하나뿐인 꽃을 꺾어가

 …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

 아이유는 “밍기뉴(나무)의 관점에서 ‘제제’를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소설의 판권을 지닌 출판사 의견은 다릅니다. 동녘출판사는 5일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입장을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출판사는 입장문을 통해 “제제는 다섯살짜리 아이로 가족에게서도 학대를 받고 상처로 가득한 아이다. 이런 제제에게 밍기뉴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유일한 친구인데, 밍기뉴 관점에서 만든 노래에 ‘제제는 교활하다’라니”라고 지적합니다.

 제제에게 망사스타킹을 입힌 앨범 자켓도 논란입니다. 동녘출판사는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살 제제를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라며 “표현의 자유도 대중들의 공감 아래 이뤄지는 것이다. 제제에다가 망사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 자세라니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제3자’들의 의견도 팽팽합니다. <한겨레>는 5일 누리집과 트위터를 통해 독자와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각각의 결과는 엇갈렸습니다.

 6일 낮 12시 현재 495명이 참여한 누리집 투표는 58% 대 42%로 ‘표현의 자유다’라는 주장이 우세했습니다. 아이유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2319명이 참여한 트위터 투표에선 28% 대 72%로 ‘과도한 재해석’이라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습니다.

 <한겨레>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페친’분들의 다양한 의견도 소개합니다.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재해석엔 답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나**씨는 “원작의 의도와 다르게 모티브를 가져다가 활용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소설 속 제제가 반드시 아동의 순수성을 상징하는 인물로만 사용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재해석에 과도함의 범주는 없으며, 넘어서는 안될 기준이 있다면 그걸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재해석이다. 후졌다 또는 뛰어나다 비평만 할 일이지 윤리적 잣대를 댈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과도한 재해석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은 “재해석에도 최소한의 접점은 있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정**씨는 “표현의 자유를 떠나 모티브나 오마주를 하려는 사람이 원작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 재해석에 정답은 없지만 접점은 있어야 독자나 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밍기뉴(나무)의 시선이라고 하지만 5살 아이를 성적 대상화 할 수 있는가도 고민해 봐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출판사의 유감 표명을 비판한 사람도 있습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며 제제는 출판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동녘출판사는 “글을 올린 것도 아이유나 로엔 측을 공격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다. 독자들을 위한 공간이고 독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해명 글을 올린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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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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