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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정미조, 화가에서 다시 가수로 돌아왔네

등록 2016-02-23 18:58수정 2016-02-23 19:59

정미조
정미조
37년 전 그 목소리 그대로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 외
새로운 11곡 넣은 앨범 내고
4월에는 단독콘서트 계획


“제가 보고 싶을 땐 두 눈을 꼭 감고 나지막이 소리 내어 휘파람을 부세요.” ‘휘파람을 부세요’는 당시 가요 인기차트 1위에 올랐지만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목소리를 들으면 아지랑이처럼 그리움이 하늘거리는 이 노래의 주인공 정미조가 컴백했다. 대표곡인 ‘개여울’과 ‘휘파람을 부세요’에 새로운 곡 11곡을 넣은 새 앨범을 들고서다. 앨범 제목은 그가 대중의 눈에서 사라진 시간을 의미하는 <37년>이다.

정미조는 1972년 이화여대 재학 중 패티김의 권유로 ‘개여울’로 데뷔했다. 데뷔하자 많은 이들이 떠올린 것도 패티김 같은 대형가수의 등장이었다. ‘불꽃’ ‘그리운 생각’ 등의 수많은 히트곡을 내고 돌연 1979년 은퇴했으니 정미조는 오롯한 1970년대의 아이콘이다. 은퇴 뒤 화가의 길을 가겠다며 프랑스 파리 유학을 떠났고 가요계의 수많은 러브콜에도 한눈팔지 않았다. 귀국 뒤 수원대 조형학부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10여차례의 전시회를 연 뒤 지난해 정년퇴직했다.

23일 오후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 쇼케이스 현장에서 정미조는 세월을 잊은 듯이 노련하게 노래를 불렀다. ‘개여울’은 잔잔한 피아노곡으로 재해석됐다. 베이스 클라리넷이 간주를 받쳐준다. 주제곡인 ‘귀로’는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곡이다. “이 노래를 부르다가 옛날 어릴 때 생각이 자꾸 나서 창밖을 보고 멍하니 있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상지의 반도네온이 함께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탱고 리듬의 곡이다. 정미조는 살짝살짝 탱고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앨범은 볼레로, 보사노바 등 정미조를 새롭게 해석한 곡들이 담겼다.

“원래 옛날에도 녹음하려면 아프곤 했는데, 이번 녹음에도 한 달 반 감기가 계속됐다. 그런데 첫 노래를 녹음하고 나니까 밖에서 박수를 치고 있더라.” 한 곡만 녹음하기로 한 날 여섯 곡이 오케이가 났다. “요즘에는 잘라서 붙이기도 한다는데, 나는 한 번 더 부르자고 해도 됐다더라.” 색소포니스트 손성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손성제는 “망설일 때 어머니가 최고로 좋아하는 가수라며 꼭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은퇴는 시대 때문이었다. “‘휘파람을 부세요’가 1위 한 뒤에 바로 금지곡이 되고, 이후 송창식 작사·작곡의 ‘불꽃’마저 금지곡이 되니까 그만 노래하라는 뜻인가 싶었다.” 37년의 활동 공백을 채운 건 “표현하는 습관”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췄고 지금도 댄스 스포츠를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예술이라는 퍼포먼스”가 어색하지 않도록 했다. 그는 “제 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프로듀서랑도 잘 만났으니 곡이 계속 좋은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4월10일 저녁 7시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게스트로 가수 최백호,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함께한다. (02)3143-5480.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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