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택과 소울소스’ 카세트테이프 앨범
‘노선택과 소울소스’ 카세트테이프 앨범
노선택과 소울소스는 <헤븐 이즈 히어/송 포 리코> 앨범을 카세트테이프로 냈다. 7인치 싱글 바이닐로도 발매된다(여름 예정). 시디로는 내지 않았다. 멤버들은 테이프와 시디를 ‘담배와 전자담배’(오정석) ‘라이터와 성냥’(김바이올린)의 차이라고 말한다.
테이프로 듣는 음악은 때마다 새롭다. 플레이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데다 음색 또한 다르다. “시디나 디지털 음원이 되면 뭔가 딱딱해진다. 원하지 않던 소리로 바뀐다.”(이종민)
음악이 음원으로만 유통된다. 그것도 말할 수 없이 싼 가격에. “음악시장은 입에 담기 민망한 것 같다. 돈 주고 사는 거에 대한 인식이 없어지니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판세가 기울었다.”(노선택) 자연히 공들여서 만든 음악에 ‘어렵게’ 접근했으면 하는 뮤지션들도 생겨난다. 그 방법이 테이프다. “테이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다르다. 테이프는 음악이 귀했던 시절에 감성을 꽉 채워주던 매체다.”(노선택)
지난해 록밴드 밤신사가 데뷔앨범 <실화를 바탕으로>를 테이프로만 발매했고, 코가손은 일본 공연을 하러 가면서, 절판된 앨범을 테이프로 제작해 가지고 갔다. 아폴로18의 베이시스트 김대인이 만든 3인조 록밴드 팎도 미니앨범 <곡소리>를 테이프로 제작했다. 음원은 아이튠스, 밴드캠프, 바이닐에서 다운로드로만 이용할 수 있다. 팎에 테이프 제작을 권한 일렉트릭 뮤즈의 김민규 대표는 “소량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테이프의 최고 강점으로 든다. 시디는 소량생산하면 단가가 비싸진다.
<곡소리>는 향뮤직, 김밥레코즈에서 예약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응도 좋다. 테이프에는 다운로드 코드가 들어 있어 플레이어가 없는 경우에도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테이프는 언제 명맥이 끊길지 모르는 처지다. 구리시에 있는 한빛미디어 안경철 사장은 “내년이나 내후년 (카세트테이프 제작)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시디도 사양산업이라 옮겨가기 그렇고 방법을 찾아봐야죠.”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 달에 카세트테이프를 30만장씩 찍었는데, 요즘에는 2~3만장 찍고 있다. 대부분이 고속도로에서 판매하는 성인가요 테이프다. 그마저도 효도라디오(음원을 통째로 넣어서 파는 라디오) 성황 때문에 줄어들고 있다.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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