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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60살 즈음엔 ‘경로당 오빠’ 노래하지 뭐”

등록 2016-03-21 19:19수정 2016-03-25 10:26

밴드 장미여관. 사진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제공
밴드 장미여관. 사진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제공
정규 2집 앨범 낸 밴드 장미여관

19일 육중완 결혼…강준우는 5월
유부남 밴드 대열 진입했지만
그래도 못 버리는 ‘오빠’ 로망
“젊을 땐 시적인 표현 찾았지만
이젠 된장찌개 같은 곡이 좋아”
총각으로서의 마지막 인터뷰였다. 3월17일 인터뷰 뒤 19일 결혼식을 올린 육중완(보컬·기타)은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결혼 소감을 묻는 말에 “생각과 다르다. 여성분이 기대하는 게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가 주변의 ‘검열’에 “신랑신부가 똑같이 하고 싶다니 제가 욕심이 많았다”로 고쳤다. 그래도 “신부는 대기실이 있는데 신랑은 없다” 투정했고 5월7일 결혼 예정인 강준우(보컬·기타)는 “진짜야?”라며 놀라워(하는 척)했다. 지난해 결혼한 윤장현(베이스)은 “하객들 인사하느라 대기할 시간이 없어”라고 해설에 나섰다.

장미여관이 장미여관에 투숙하기 곤란한 ‘유부남 밴드’가 되었다. 3월15일 나온 정규 2집 타이틀 ‘오빠는 잘 있단다’는 마지막 절규 같다. “오빠는 모든 남자의 로망”(임경섭, 드럼)이라며 연막을 치긴 했지만. “7, 8집은 ‘영원한 오빠’이지 않을까”(배상재, 일렉기타) “‘경로당 오빠’라는 타이틀로 경로당 가는 길, 옆집 할매, 김할매와 박할매 사이 등 내면 되겠다. 60쯤 돼서.”(강준우) ‘원조 비글돌’ 장미여관이 결혼으로 철들 리 없다.

일생 중대사를 준비하는 바쁜 와중에 앨범이 나왔다. 곡은 육중완과 강준우가 만든 60여 곡 중에서 골라냈다. 멤버들의 거수로 ‘민주적’으로 결정했다. 민주주의와 상관없이 ‘로비’도 활개쳤지만 소용없었다. “술을 많이 사준다. 그런데 술 깨면 ‘내가 그랬어?’ 하더라. 삐치는 척하면 연주까지는 해준다.”(강준우) 여러 스타일이 섞여 있지만 “우리가 연주하면 비슷한 톤이 되”(윤장현)기 때문에 앨범의 일관성은 걱정하지 않았다.

노래 내용은 다 겪은 일이고 아는 사람 이야기다. “젊을 때는 시적인 표현을 찾아다녔다. 서른 넘어서 곡을 짓다 보니까 된장찌개 같은 곡들이 좋은 것 같다.”(육중완) 남자들 누구나 꿈꾸는 이상형이 ‘처음 보는 여자’라는 노래도 100% 유부남 밴드의 ‘진심’이다. ‘옥탑방’은 육중완이 사는 집이 배경이다. ‘무한도전 가요제’에 나온 ‘고름베개’가 있던 방이다. ‘퇴근하겠습니다’는 육중완이 추석 때 만난 전기 일을 하는 친구 이야기다. “친구가 17년 일했는데 키가 172㎝에 몸무게가 60㎏이다. 허리도 아프고 힘쓰기가 너무 힘든데 그만두면 뭘 하나 싶어서 못 그만둔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늦더라도 꿈을 가꾸고 살라는 마음을 담아 써내려갔다.” ‘엄마 냄새’는 강준우의 이야기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떨어져 큰집에서 살았다. 화장품통 냄새를 맡으니 엄마 냄새 같아서 엄마 생각 날 때면 그걸 맡곤 했다.” 개인에서 출발한 노래는 시대를 위로하는 노래가 된다.

꿈을 꾸니까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다. “어릴 때부터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것 때문에 음악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음악은 행복하니까. 음악을 하는데 그게 일처럼 안 느껴졌으면 좋겠다.”(육중완) “음악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겼다. 지금 그 꿈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을 좀 더 좋아해주셔서 그 꿈을 이뤘으면 한다.”(배상재) “15집 나올 때까지 멤버는 그대로 가면 좋겠다.”(윤장현·임경섭) “가까운 꿈은 단독콘서트에 관객들이 터져나가게 많이 오고 눈물 흘리고 실신하고 암표 팔리고 실시간 검색어 오르고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 좋겠다.”(강준우)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에서 4월23~24일 단독콘서트가 열린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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