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데뷔앨범 ‘크리설리스’(Chrysalis) 발표 쇼케이스 행사에서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갖 논란 속에 <프로듀스101>(엠넷)이 탄생시킨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쇼케이스와 팬미팅이 어린이날 이뤄졌다. 이날 오후 4시 팬미팅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 주변엔 주로 남학생인 팬들이 오전부터 몰려들었다. 팬클럽이 여러 응원도구 등을 나누어주는 등 자발적인 팬미팅장이 만들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2시 팬미팅 예매 사이트가 열리자 1분 만에 순번이 마감됐고, 25분이 지나 결제까지 끝나자 대기순번만 3만명을 헤아렸다고 한다.
데뷔앨범 <크리설리스>(Chrysalis)는 ‘번데기’란 뜻으로 김세정이 아이디어를 냈다. 데뷔곡은 ‘드림걸즈’로 정해졌다. 임나영과 최유정이 가사 만들기에 참여했다. 가수 이루인 것으로 알려진 ‘페이머스 브로’가 작곡한 이 곡은 멤버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지지한 댄스 팝이다. 앨범은 4일 정오 발표됐으나, 같은 날 먼저 발표돼 음원차트를 장악한 악동뮤지션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단,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듀스101> 마지막회에 방송된 뒤 이번 앨범에 실린 ‘벚꽃이 지면’이 상위권으로 남았다.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탄생한 아이오아이는 활동도 처음 시도되는 ‘위탁 운영’ 방식이다. 활동은 내년 1월31일까지 ‘시한부’다. 위탁 운영사는 와이엠씨(YMC)엔터테인먼트. 가수 태진아와 이루, 에일리, 휘성, 개그맨 신보라가 소속되어 있지만 걸그룹을 데뷔시켜본 적은 없다. 아이돌팝 웹진인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는 “최근 음악 산업에서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를 분류하며 전문화되어 가는 추세와 동떨어진 운영방식”이라며 노래에 대해서도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전체 곡들이 도식적이다. 타이틀곡은 10년 전 곡처럼 들린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당사자’인 걸그룹 멤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리더 임나영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 연습했기 때문에 데뷔가 값지다. 10개월도 소중한 시간이다. 국민 걸그룹이 된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국민이 뽑은’ 아이오아이는 팬덤과 가장 괴리된 걸그룹일지도 모른다. 일껏 데뷔시켜줬지만 9개월 뒤면 그들은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잘 마무리가 돼서 각자 기획사에서 데뷔를 하면 좋겠다.”(임나영)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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