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형식 따위 얽매이지 않아…힙합이니까

등록 2016-07-17 17:53수정 2016-07-17 18:18

미니앨범 <교미>낸 XXX 인터뷰
엑스엑스엑스의 김심야(왼쪽)와 프랭크.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엑스엑스엑스의 김심야(왼쪽)와 프랭크.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엑스엑스엑스’(XXX)의 미니앨범 <교미>(KYOMI)의 곡들은 여러 번의 곡예를 거듭한다. 타이틀곡 ‘승무원’은 청량한 합창 소리로 시작한다. 거룩한 합창은 일그러지다가 완전히 전자음으로 바뀌고 그것을 소스로 사용해 전자드럼이 끼어들고 그다음 키보드가 합쳐진다. 전자드럼은 다채로워지다 어느새 키보드 소리로 바뀌어 있다. 랩과 끼어들기 하던 드럼과 키보드는 일그러진 랩과 재즈 피아노 같은 키보드 소리로 끝이 난다. “이런 음악도 있다는 것을 들려주고 싶었어요.”(프랭크)

엑스엑스엑스는 래퍼 김심야(Kim Ximya)와 프로듀서 프랭크(FRNK)로 이루어진 신생 힙합 그룹이다. 지난 9일 7곡을 담은 <교미>를 내놓은 이들은 ‘올해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오기 전에 이미 외국에서 ‘특별 언급’된 소식이 여럿 전해졌다. 프랑스 ‘레코즈 컬렉션’의 편집 앨범 <2017>에 아시아 아티스트로서는 유일하게 ‘백조’가 수록되었고, 애플뮤직라디오 프로그램인 ‘비츠1 라디오’는 “시크한 사운드”라며 ‘백조’를 플레이했다. 김심야는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에 선정된 이센스의 <디 애닉도트>에 유일하게 참여한 래퍼다. 프랭크는 에프엑스의 <포월> 공식 리믹스에 참여하고 이센스의 ‘슬립 타이트’를 프로듀싱했다.

김심야와 프랭크는 이 복잡한 비트가 찍힌 곡들을 ‘본능적’이었다고 말한다. “섹슈얼한 내용만이 아니라 작업 방식이 그랬다. 형식적인 진행 등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 어쨌든 힙합은 열려 있는 장르니까.”(프랭크) 그래서 앨범 제목이 ‘교미’가 되었다. 협업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프랭크가 비트를 찍고 거기에 내가 랩을 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같이 한 단계씩 나아가려고 했다.”(김심야) “래퍼 한 명, 프로듀서 한 명이 아니라 팀으로 같이 만들었다. 어느 게 낫다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보고 싶었다.”(프랭크)

뮤직비디오도 특이하다. 프랑스 아티스트 마티스 도비에는 8비트 도트 애니메이션을 통해 ‘승무원’을 영상으로 변주해 보여준다. 도비에는 “자본주의 소비사회는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힌다. 이들의 노래는 ‘현대적 풍경’을 보여준다. 그 풍경은 동물적이면서도 속물적이다. ‘리커’(Liquor)는 술 취했을 때의 풍경이 가사와 소리를 통해 드러나면서 보통때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속내가 풀려나온다. “근데 엄마 나 이젠 가족들이 많아… 밤마다 잠이 안 오긴 해도 열두시간 아님 두시간 자는 생활 패턴은 생각보다 괜찮아 난 진짜로 괜찮아 나에 대한 안 좋은 글들은 안 봤으면 좋겠어.” ‘디오르 옴므’는 ‘유행 좇기’ 행태를 소재로 삼았다. ‘교미’는 성격 다른 남녀 여럿의 대사를 차례차례 내뱉는 연극적인 랩을 들려준다. “나는 분위기만 띄우고 빠질 테니까 걱정 마/ 아니 지금 오고 있다잖아 보채지 좀 말어.” 김심야는 “저는 관찰하거나 빼기를 잘하는 것 같다. 겪었던 일이나 생각했던 바를 풀어 쓰는 방식으로 한다”며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봐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한드에 일본 배우, 일드엔 한국 배우…흐려지는 ‘드라마 국경’ 1.

한드에 일본 배우, 일드엔 한국 배우…흐려지는 ‘드라마 국경’

추위에 쫓겨 닿은 땅…한국인은 기후난민이었다 [책&생각] 2.

추위에 쫓겨 닿은 땅…한국인은 기후난민이었다 [책&생각]

흥행 파죽지세 ‘베테랑2’…엇갈리는 평가에 감독이 답했다 3.

흥행 파죽지세 ‘베테랑2’…엇갈리는 평가에 감독이 답했다

옹녀, 수양, 이날치전…창극이 온다 4.

옹녀, 수양, 이날치전…창극이 온다

[시인의 마을] 철듦에 대하여 5.

[시인의 마을] 철듦에 대하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