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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소심한 이들의 ‘꿈의 사운드’

등록 2016-08-04 14:46수정 2016-08-05 17:52

빅베이비드라이버가 만든 밴드 ‘비비디 트리오’ 인터뷰
왼쪽부터 드럼의 이용준, 기타·보컬 빅베이비드라이버, 베이스 백옥성. 일렉트릭 뮤직 제공
왼쪽부터 드럼의 이용준, 기타·보컬 빅베이비드라이버, 베이스 백옥성. 일렉트릭 뮤직 제공

이것이 ‘꿈의 사운드’. 드라마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의 사운드트랙(OST)에 참여하고 두 개의 앨범을 통해 좋은 음악이 뭔지에 대한 자기 세계를 보여준 빅베이비드라이버(최새봄)가 ‘밴드의 꿈’을 이루었다. “데뷔를 해서 밴드를 하고 싶었는데 안 돼서 솔로를 했다. 이게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이라고 최새봄은 말한다. 이전 아톰북에서 함께하던 백옥성(베이스)과 포스트록밴드 비둘기우유의 이용준(드럼)에게 구애를 한 끝에 ‘비비디 트리오’는 2011년 처음 모였다. 첫 결과물은 2013년 3곡을 담은 데모테이프였다. 그리고 대망의 앨범이 5년 만에 나왔다. 앨범은 지난 6월 서울레코드페어에서 테이프로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방해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We were trying not to disturb you)이라는 앨범 제목에서는 빅베이비드라이버 특유의 소심함이 묻어나지만 앨범의 사운드에서는 여유가 풍겨온다. 가사 있는 곡과 없는 곡이 4곡씩이다. 가사 있는 곡은 감성을 저격하는 서정이, 가사 없는 곡은 실험적인 사운드가 담겼다.

트리오에서 우선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어쿠스틱 기타 대신 일렉트릭 기타를 썼다. “일렉기타는 앰프를 사용하는 게 기타 연주의 반인데, 잘하면 멋있어진다. 일렉 기타를 하고 싶어서 밴드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밴드의 힘은 합주를 통해 노래가 완성된 데 있다. 빅베이비드라이버가 노래의 골자를 만들어가면, 합주를 통해서 단순한 편곡을 넘어 트리오식으로 변형되었다. 타이틀곡인 ‘라 인 더 스카이’는 합주를 하다가 백옥성의 베이스라인이 좋아서 그것을 주조로 가사를 붙이고 완성하게 되었다. 서로는 서로를 변하게 해서 이용준의 드럼 역시 비둘기우유 때와 다르게 유연한 스타일이 되었다.

연주곡에서는 단순한 리듬을 변형하여 끝까지 가는 비둘기우유 같은 밴드의 면모도 보인다. 7분짜리 대곡인 ‘라(어 노트 투 팔로우 소)’는 “하나의 코드로 지루하게 가는 음악”을 지향했다. 처음에 두 개의 코드가 반복되다가 코드가 하나 들어가고 이후에 다시 두 개의 코드가 반복된다. 제목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에서 ‘소외된 라’를 주제로 했다. 다른 음들은 그 소리로 시작되는 명사를 하나씩 매치하는데 ‘라’ 음에 대해서는 ‘그 다음은 라’ 하고 만다. 연주곡은 엉뚱한 제목들을 갖곤 한다. ‘디’는 디(D)코드로 시작하는 노래여서 붙인 제목인데 에이(A)코드로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두었다. ‘언타이틀드’는 이용준이 주운 길고양이가 동물병원에 등록될 때 ‘미정’이었던 것을 두고 지은 제목이다.

2011년에 시작해서는 이번 앨범까지 5년이 걸렸으니 참 많이 걸렸다. “원래 좀 그래요.” 티브이엔(tvN) 생존 버라이어티 <삼시세끼>‘어촌편’에 빅베이비드라이버 2집 앨범의 ‘베이비 유’가 쓰였는데, 어떤 부분에서 쓰였는지 아느냐고 물었을 때도 같은 식의 반응이다. “제가 본 적이 없어서요.”

“연습하는 거나 모여 있는 거 보면 상당히 재미가 없어요. 치열하게 한다던가도 없고.”(최새봄) 그런데 계획은 원대하다. “가늘고 길게 한다는 계획이예요.”(이용준) “대충하자는 건 아니데, 천천히 꾸준히 하자는 게 팀 목적이었죠.”(백옥성) “아마 오랫동안 계속 띄엄띄엄이라도 연습을 하거나 작업을 할 것 같아요.”(최새봄)

앨범은 광주의 스튜디오에서 원테이크로 녹음되었다. 원테이크를 선호하는 경우는 두 가지란다. “연주를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경우가 있고, 연주는 못하는데 그냥 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후자”(최새봄)란다. “그 순간의 기운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서로를 쌓아가는 거죠.”

9월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스트레인지 프룻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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