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션과 <옴니버스> 앨범을 낸 시오엔. ‘시오엔’이라고 적힌 부채는 부산 팬이 선물한 것이다. 칠리뮤직 제공
‘홍대’를 사랑하는 벨기에 뮤지션 시오엔(SIOEN)이 홍대 뮤지션들과 콜라보레이션 음반 <옴니버스>를 발매했다. 포크 뮤지션 김사월과 김해원이 이 앨범에서 다시 만났고,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3호선버터플라이 리더이자 시인인 성기완, 일렉트로닉 뮤지션 해오(HEO)와도 힘을 합했다.
‘크루진’(crusin) 등이 광고음악으로 삽입되어 널리 알려진 시오엔은 지난해 발표한 정규 앨범 <맨 마운틴>(Man Moutain)에 ‘홍대’(Hongdae)를 타이틀곡 삼기도 했다. 9월3일 <옴니버스> 앨범을 같이 한 뮤지션들과 함께 서울 홍대 부근 케이티앤지 상상마당에서 내한 콘서트를 한다. 그를 이메일을 통해 먼저 만났다.
“김사월과 선우정아 모두 최면을 거는 듯한 달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와우!” 그는 앨범을 같이한 뮤지션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간간이 들른 한국에서 라이브 클럽을 방문하고 뮤직 페스티벌에서 뮤지션을 만나면서 협업이 결정되었다. 올초 서로의 곡을 내고 그 중 적당한 곡을 선택하고, 한국 녹음실에서 같이 작업하며 녹음했다. 뮤지션들과의 작업은 다 달랐지만 비슷했다. “곡의 무드, 혹은 분위기가 완벽하기를 추구했다. 모든 악기들에서 곡에 맞는 정확한 음들을 찾으려 했다. 가사 역시 분위기를 신경썼다.”
선공개된 김사월과 김해원의 ‘파파파’는 몽환적인 김사월의 목소리로 ‘파파파’가 연속되는 곡으로, 여기에 김해원의 목소리와 시오엔의 목소리가 합쳐져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선우정아와 협업한 ‘인 아워 리틀 라이프’(In Our Little Life)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히트곡이 생각나는 단순하면서 매력적인 곡이다. 성기완과 작업한 곡 ‘스트레인지 데이즈’(Strange Days)는 서아프리카풍 폴리 리듬이 들어간 곡으로 민속음악끼리 통해서 그런지 한국의 타령 느낌도 풍긴다. 해오와 작업한 ‘스윔’(swim)은 밤수영을 하는 듯 낭만적이다.
벨기엔 아티스트 쿤 반덴 브룩이 작업한 <옴니버스> 앨범 커버. 제주도 서귀포시 물미술관에 있는 그림으로 이 그림의 제목 또한 ‘옴니버스’다. 칠리뮤직 제공
시오엔은 제이티비시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알려진 벨기에인 줄리안 쿠앵타르와는 “형제 같은 사이”라고 했다.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축제에서 함께 시오엔의 곡 ‘파라오’(Pharaoh) 리믹스 버전을 선보였고, 시오엔은 “이번 앨범에 꼭 넣고 싶었다”고 한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벨기에 아티스트 쿤 반덴 브룩의 그림 ‘옴니버스’도 앨범 커버로 가져왔다.
시오엔은 한국을 더 알고 싶다. “내년에 서울에서 3개월 동안 살려고 한다. 한국 말도 더 배울 겸. 그때 많은 홍대 공연을 보고, 한국의 더 많은 뮤지션들을 만날 것이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자전거 여행도 하고 싶다며, “그때는 한국을 더 많이 알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즐거운 일을 말할 때 괄호 속에 ‘kkk’라고 적어놓았다. 한글입력기가 없는 컴퓨터에서 친 ‘ㅋㅋㅋ’인 것 같다. 콘서트 예매·문의 1544-1555.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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