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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초기 망명지 문래동 5년새 월세 2배로

등록 2016-11-14 10:00수정 2016-11-14 10:10

대선제분 공장서 19일 인디 공연
‘지비엔’서도 꾸준히 무대 올려
“전국 관객 찾아와도 출연료 벅차”
대선제분 문래동 공장의 내부 모습. 올해 초부터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름엔터테인먼트 제공
대선제분 문래동 공장의 내부 모습. 올해 초부터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름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홍대 주변을 무대로 활동하던 인디 음악인들의 초기 망명지다. 10년 전부터 철공소 사이사이 개인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5년 전 이런 흐름은 본격화했다. 한국 펑크신의 탄생지이자 인디문화의 견인차였던 홍대 앞 ‘드럭’을 바꿔 운영하던 ‘스컹크헬’은 2009년 문을 닫고 2015년 문래동우체국 주변에서 문을 열었다. 상수역과 광흥창역 중간에 있던 재미공작소는 2013년 봄 문래동으로 이전했다. 망명해 온 공간들과 함께 ‘문래동 이니셔티브’를 내건 새로운 공간도 들어서고 있다.

문래동 초입의 대선제분 공장은 올해 초부터 공연장으로 문을 개방하고 있다. 5700여평 부지에 1930년대 지어진 건물 옆으로 사일로와 공장들이 추가로 들어섰다. 2013년 충남 아산으로 공장이 이전하면서 비어 있었다. 올 초 패션위크와 <엑스티엠> 채널 개국 기념 공연 등을 벌였는데 19일에는 오름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서리얼 모먼트’ 기획공연이 열린다. 오름 최인희 대표는 “비둘기우유, 더 모노톤즈, 줄리아 드림, 아이러닉 휴 등 몽환적인 밴드의 공연을 살릴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던 차에 장소를 발견하고 ‘야호’를 외쳤다고 한다. “홍대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은 약간의 피로감이 있었는데 빈티지한 공간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좋다.” 대선제분 쪽은 공연장을 개방한 뒤로 한 달에 두 건 정도 대관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대안공간 문’은 문래동에서 2013년 문을 연 공연 공간이다. 이듬해 전시·공연을 함께 하던 다목적 문화공간을 ‘스페이스문’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라이브클럽의 첫발을 뗐다. 현재는 ‘지비엔라이브하우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스페이스문’을 열었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지비엔’에서 몇 개 기획공연을 하고 있는 이승혁 어반아트 대표는 “처음부터 홍대 아닌 곳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미 홍대 거리는 상업적으로 변질되었기에 색다른 공연을 시도할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메탈 팬이었던 그는 문래동의 ‘공구공단’ 이미지를 살려 ‘문래메탈시티’라는 기획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10월에는 ‘문래특수강’이라는 이름으로 이틀간 ‘특수 장르의 메탈’을 표방하는 15팀의 무대를 열었다. 12월3일에는 1분가량의 짧은 노래를 하는 ‘특수 장르’인 ‘그라인드 메탈’ 8팀이 마니악한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철의 도시에서 철의 음악을 두드리자는 콘셉트다.”

기획공연마다 100여명의 관객이 전국에서 모이지만, 밴드 출연료 등을 충당하기에도 힘이 부친다. 거기다 “문래동 3년차인데 이달 중순 건물주가 바뀐다. 불안해 미치겠다”고 했다. 문래동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5년 전에 비해 월세가 두 배 뛰었다”고 말했다. 망명지 문래동에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었다는 진단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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