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최장기간 일간차트 점유 가수. 자료 케이티뮤직 제공
지난해는 남자들의 해였다. 빅뱅의 네 장의 ‘메이드’ 시리즈 앨범과 혁오밴드의 노래(‘와리가리’ ‘위이위잉’), 그리고 오혁의 목소리(‘소녀’)가 지난해 차트를 점령했다. 빅뱅, 혁오밴드, 이유갓지(god g)않은 이유(박명수+아이유), 나얼이 차례대로 지난해 1위를 많이 차지했다(케이티뮤직 집계).
올해는 여자들의 해였다. 11월13일까지 가장 1위를 많이 차지한 팀을 분석한 결과 트와이스 49일, 여자친구 35일, 블랙핑크 13일, 마마무·원더걸스·볼빨간 사춘기가 11일을 기록했다. 여자는 ‘그룹’, 남자는 ‘솔로’다. 임창정 15일, 한동근 9일이 눈에 띈다. 그 외 십센치의 세 곡이 12일, 수지와 백현의 ‘드림’이 11일간 1위를 지켰다. 케이티뮤직 쪽은 “주식에서 ‘테마주’가 있듯이 분위기가 형성이 되면 거기에 맞게 여러 가지가 따라온다”며 “올해 초 여자친구와 트와이스로 인해 걸그룹 트렌드가 만들어지자 다른 걸그룹의 파이팅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테마주’를 ‘유행’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청순하고 귀여운 ‘걸팝’의 유행이 올해는 대중적으로도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보이그룹에 대비하여 걸그룹이 ‘다양성’ 면에서 우위였다고 말했다. “몇 그룹을 제외하고는 보이그룹은 예쁘장한 아이들이 칼군무를 추는 비슷한 콘셉트다. 그에 비해 걸그룹들은 각자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아이돌 음악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지난해부터 ‘걸크러시’ 흐름 속에 세대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걸그룹들이 참신한 기획을 많이 내놨다”고 분석했다. 걸그룹들이 좋은 콘텐츠를 내놓았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감한다. 김윤하 평론가는 “좋은 기획, 좋은 노래, 좋은 멤버들이 포함되어 있는 그룹들이 공격적인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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