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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30년을 한결같이 변화무쌍하게…

등록 2016-12-06 17:23

인터뷰/지난달말 첫 내한 단독공연 요라텡고의 아이라 캐플런
11월30일 서울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요라텡고. 오른쪽부터 아이라 캐플런(기타·피아노·보컬), 조지아 허블리(드럼·보컬), 제임스 맥뉴(베이스·보컬). 라운드앤라운드협동조합 박수환 제공
11월30일 서울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요라텡고. 오른쪽부터 아이라 캐플런(기타·피아노·보컬), 조지아 허블리(드럼·보컬), 제임스 맥뉴(베이스·보컬). 라운드앤라운드협동조합 박수환 제공
부드러울 때는 미풍처럼 간지럽히더니, 노이즈는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2008년 그랜드민트 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처음 한국을 찾았던 요라텡고가 11월30일 단독 공연을 했다. 1부 ‘콰이어트 세트’와 2부 ‘라우드 세트’로 구성해 3시간 가까운 공연을 펼쳤다. 특히 2부에서 이미 터질 것처럼 부풀어오른 잔향을 붙잡고 끝 간 데 없이 고조되어가는 소리는 요라텡고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600명 관객으로 가득 찬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무브홀은 에어컨을 틀어야 할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리허설 전 공연장 가까운 카페에서 프런트맨 아이라 캐플런을 만났다.

요라텡고는 1984년 미국 뉴저지에서 결성되었다. 이후 1992년 아이라 캐플런(기타·피아노·보컬), 조지아 허블리(드럼·보컬), 제임스 맥뉴(베이스·보컬)로 멤버가 구성된 뒤 주욱 이어져오고 있다. 2015년의 앨범 <스터프 라이크 댓 데어>에는 초기 멤버인 데이브 슈람이 다시 참가하기도 했다. 요라텡고는 공연 때마다 세트리스트를 다시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 전에는 어떤 곡을 듣고 싶은지 신청곡을 받았다. 캐플런은 “신청곡 중 완전 놀라버린 곡이 있었다. 만화 <벅스버니> 오프닝곡을 몽환적으로 리메이크했던 ‘루니튠스’라는 곡이었다. 싱글의 비(B) 면 곡인데 신청했더라”며 “따 따땃따땃땃땃따”라고 도입부 음을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요라텡고는 같은 곡도 다르게 연주하며, 또 연주의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30년을 이어왔다. “우리는 연주하는 게 정말 좋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일을 많이 한다. 목요일에 홍콩으로 투어를 떠나고, 화요일에는 영화 음악을 써서 완성했다. 오노 요코와도 작업을 했다. 그리고 다시 콘서트 연주를 하게 되면, 항상 하는 지겨운 일이 아니라 정말 기뻐서 연주하게 된다.”

11월30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요라텡고. 라운드앤라운드협동조합 박수환 제공
11월30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요라텡고. 라운드앤라운드협동조합 박수환 제공
2013년 앨범 <페이드>는 그들의 빌보드 앨범 차트 중 가장 높은 순위(26위)에 오르는 등 그들의 음악은 세월을 거듭해도 긴장감을 잃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캐플런은 “관객은 새 음악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새 노래에 저항한달까”라며 “그래서 사람들이 <페이드> 앨범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셔서 우리에게도 의미가 깊다”고 했다.

이런 자유로움은 내면의 고요함에서 연유하는 것 같다. “가끔은 영혼의 노래가 들리면 그 노래를 따라간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로 따라간다. 앞장서 가지 않고.”

최근 미국 상황에 대해서도 유쾌한 농담을 잊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모두 다 놀랐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도, 트럼프 본인조차도 당선될 줄 몰랐을 거다. 그래서 다음에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하고 있다.”

제임스 맥뉴가 서울에서 ‘득템’한 것들. 한글과 함께 올렸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제임스 맥뉴가 서울에서 ‘득템’한 것들. 한글과 함께 올렸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캐플런은 1960~70년대 영어 커버밴드의 7인치 레코드를, 제임스는 희귀 바이닐 앨범을 수집한다. 제임스는 실제 한국에서 앨범을 산 뒤 요라텡고 트위터(@TheRealYLT)에 한글로 “오늘은 좋다”고 쓰고 ‘득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인터뷰 끝 무렵 통역자가 신발 색깔이 예쁘다고 말했다. “이런 신발만 신은 지 40년인데, 가끔 어쩌다 유행할 때가 있다. 난 가만있었는데 패셔니스트가 되어 있더라고요.”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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