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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유예, 2016년의 고독과 연대

등록 2016-12-19 13:52수정 2016-12-20 19:08

3집 앨범 <수렴과 발산>낸 ‘9와 숫자들’ 인터뷰
3집 앨범 <수렴과 발산>을 최근에 낸 ‘9와 숫자들’. 왼쪽부터 이용(‘4’·베이스), 유병덕(‘3’·드럼), 유정목(‘0’·기타), 송재경(‘9’·보컬). 조소영 <한겨레 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3집 앨범 <수렴과 발산>을 최근에 낸 ‘9와 숫자들’. 왼쪽부터 이용(‘4’·베이스), 유병덕(‘3’·드럼), 유정목(‘0’·기타), 송재경(‘9’·보컬). 조소영 <한겨레 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실력파 모던록 밴드 ‘9와 숫자들’이 3집 앨범을 냈다. 2년 전 2집 <보물섬> 발매 때 공언했던 대로 앨범 제목을 <수렴과 발산>이라고 달았다. 사이키델릭을 하던 송재경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9와 숫자들’은 내는 앨범들이 여러 음악평론가로부터 ‘올해의 음반’으로 지명되는 등 성가가 높다. 비평적으로 사랑을 받고 멤버들은 숫자로 불리지만 음악이 난해하거나 복잡하지는 않다. 상큼한 멜로디라인에 서정적인 가사를 얹은 팝이다. 대신 단순한 곡들이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 이번 앨범에도 그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11개의 트랙이 모였다.

‘수렴’과 ‘발산’, 두 개의 시디(CD)를 낼까 했던 계획은 하나의 시디로 귀결됐다. 처음에 이 제목을 들었을 때 느낌은 각각이었다. 기타 유정목(‘0’)은 “잘 와닿지가 않았지만, 이미지보다는 음악적인 면에서 부합하는 단어 같았다. 각각 조용하게 수렴하는 곡이나 폭발하면서 발산하는 곡을 말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베이스 이용(‘4’)은 “각각 짧은 곡, 긴 곡”(이용·‘4’·베이스)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대중성과 예술성으로도 보였다. 그런데 대중성에 맞추는 게 수렴일까 생각하다보면 그 경계가 모호해지더라. 결국 대중과 호흡하는 건데, 발산이 결국 수렴이 되는 거더라. 개념에 자유롭게 빠져들면서 다른 의미도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유병덕·‘3’·드럼)

지난 2012년 대선 뒤에 낸 미니앨범의 제목은 <유예>였다. “그 앨범 마무리를 하면서 지금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접했고 예언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번 앨범의 제목은 좀더 예언적이다. 보컬 송재경(‘9’)은 이렇게 소개했다. “영문 부제를 ‘솔리투드 앤드 솔리대러티’(Solitude and Solidarity)로 달았어요. 우리말로는 ‘고독과 연대’죠.” 올해의 키워드는 ‘각자도생’이었고, 타오른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서 홀로의 삶들은 연대했다. 송재경은 “두 개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혼술이나 혼밥, 결혼하지 않는 삶 등 유유자적보다는 사회에 의한 반강제적 고독이다. 고독을 겪는 사람이 많다 보면 연대의 물결이 촉발된다. 시대상을 예견했다기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시대 속에서 고민을 하니 그렇다”고 말했다.

‘9와 숫자들’이 10일 춘천 케이티앤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수렴과 발산> 앨범 발매 콘서트에서 연주하고 있다. 오름엔터테인먼트 제공
‘9와 숫자들’이 10일 춘천 케이티앤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수렴과 발산> 앨범 발매 콘서트에서 연주하고 있다. 오름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전 노래들에선 개인의 생에 대한 감각이 주요한 소재가 되었다면, 이번 앨범에는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노래들이 많다. “이전에는 화자와 청자가 일대일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명이 아닌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노래 같다. ‘안개도시’ ‘싱가포르’ ‘언니’가 그렇다.”(유정목) 앨범의 타이틀인 ‘엘리스의 섬’은 투발루를 이르는 다른 말 ‘엘리스’에서 따온 것이다. 투발루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어 수십년 안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섬나라다.

멜로디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에너지와 악기의 개성, 스타일을 살렸는데, 이번에는 악기 간의 조화와 멜로디의 조화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가장 바빴던 건 베이스다. 톤 다운시키고 여백이 생기니까 베이스가 존재감을 과시한다.”(송재경)

앨범 발매 콘서트를 춘천(10일), 광주(17일)에서 먼저 했다. 연말 콘서트 일정을 소화하고, 내년 1월7일 부산, 14일 서울에서 피날레 콘서트를 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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