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 사춘기. 왼쪽이 노래하는 안지영, 오른쪽이 기타 치고 랩 하는 우지윤. 쇼파르 뮤직
역주행 뒤는 안정적인 착지였다. 올해 음원 차트 최강자 중 하나로 떠오른 볼빨간 사춘기가 21일 발표한 싱글 ‘좋다고 말해’는 발표와 동시에 7개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현재도 드라마 <도깨비>의 차트 장악과 빅뱅의 신곡 열기 속에서도 10위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히트곡 ‘우주를 줄게’도 여전히 10위 안에 있다.
볼빨간 사춘기는 2016년을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려왔다. 4월22일 미니앨범 <레드 익클>을 발표하며 데뷔해 8월26일 풀앨범 <레드 플래닛>을 발표했다. 발표 뒤 한 달 만인 9월 말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는 거의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10월에는 월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1월19일 ‘우주를 줄게’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천만 회를 돌파했다. 그날 ‘2016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인디상을 수상했다. 아찔한 연말을 보내고 있을 ‘볼빨간 사춘기’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볼빨간 사춘기는 고등학교 친구인 노래 부르는 안지영과 랩·기타를 맡은 우지윤으로 구성돼 있다.
“꿈만 같은 한 해였다. 정말 지금까지 꿈꿔왔던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 2016년이었다.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한 해를 보냈다.”(안지영) “올해는 처음 접해 본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 것 같다. 데뷔도 하고 음원 차트, 어워즈에서 상도 받아보고 단독콘서트도 해보고…. 새로운 경험들로 벅찬 한 해가 아니었다 싶다.”(우지윤)
서울, 부산, 대구…, 전국을 누볐다. 안지영은 문화방송 <복면가왕>에 ‘시간을 달리는 토끼’로 출연하기도 했다. 11월20일 단독콘서트 ‘레드 플래닛 No.B41120’은 15초 만에 매진되어 추가공연이 12월3~4일 이루어졌다. “특히 같이 떼창해주실 때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볼빨간 사춘기가 21일 발표한 ‘좋다고 말해’. 쇼파르 뮤직
볼빨간 사춘기는 젊은날의 좌충우돌 감수성을 표현한다. 싸우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천히 걸어’가는 마음이나 ‘못된 말만 골라 네게 전송’(싸운날)하고, ‘넌 내가 좋다고 했어’라며 짝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강요하듯 확인받으려 하거나(‘좋다고 말해’), ‘사실 손잡는 것도 많이 떨리는’(유=아이) 첫경험 같은 ‘감정의 사춘기’를 노래하고 있다. “솔직함,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평소에 다른 사람들 얘기 듣거나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곡을 쓸 때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많이 영감을 얻는 편인데 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재해석하려 한다. 실제로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라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은 많지 않다.”
워낙 앨범의 곡들이 인기가 많아 ‘좋다고 말해’ 싱글을 발표할 때는 “기대 반 설렘 반”이면서 부담감도 컸다. “이번 ‘좋다고 말해’는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짝사랑해 본 경험이 있지 않나?”
볼빨간 사춘기에 대한 열광은 20대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다. 공부를 하거나 오락실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20대들이 뮤직비디오에 나오고, 둘은 라디오와 공연에서 “뜯어버린 머리 스타일” 같은 톡톡 튀는 말투로 이야기한다. “가사에서 20대 초반의 연애, 소녀스러움이 묻어나는 데다, 저희 볼빨간사춘기만의 색이 뚜렷해서 더 신선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다.”
2017년의 소망은 뭘까. “아직 해외여행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2017년에는 꼭 둘이 같이 해외 여행을 할 계획이다. 가보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아서 아직도 못 고르고 있다.”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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