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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탄핵과 대중문화] 음악도 촛불이었다

등록 2017-03-13 10:47수정 2017-03-13 11:11

대중음악가들 기꺼이 광장으로
장르 불문 수많은 ‘촛불가’들
어쩌면 환희, 어쩌면 눈물
그리고 긴 여운…
가수 이승환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서 무대에 올라 자신의 곡 ‘물어본다’를 열창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가수 이승환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서 무대에 올라 자신의 곡 ‘물어본다’를 열창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봄과 함께 탄핵이 왔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전’자가 붙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서 탄핵 결정까지, 대중문화는 현실을 환기하며, 때로는 반영하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해왔다. 탄핵 정국과 함께해온 대중문화의 흐름을 분야별로 정리해본다.

“쓰다 멈춘 게 있는데 다시 시작해야겠다.” 탄핵이 인용된 직후 전화통화에서 래퍼 디템포는 이렇게 말했다. 세월호 참사, 국정 역사교과서 등을 비판하는 랩을 발표해오던 디템포는 지난해 10월27일 시국송 ‘우주의 기운’을 무료배포하면서 시국가요의 첫 장을 장식했다. “그건 민주주의일 때 얘기고 실은/ 성스러운 우주의 기운이 깃든 샤먼/ 과거로의 회귀, 걱정은 많이 했지만/ 예상치 못했구나 청동기 시대일지”라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캐물었던 그에게 탄핵 인용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당연한 결과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제 한고비 넘었다. 아직도 남은 많은 고비를 슬기롭게 넘어갔으면 좋겠다.” 미니 앨범에 넣을 2015년 풍자곡 ‘새타령’의 두 번째 버전을 준비 중인데, ‘당연한 결과’지만 탄핵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손을 멈췄던 그는 이제 이어서 쓸 수 있게 됐다.

1회부터 모든 촛불집회를 개근한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헌재의 인용 소식에 “국민들이 링거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촛불집회야말로 한국 국민의 삶에 ‘링거’ 구실을 했다. 11월12일 3차 촛불집회의 ‘이승환 하야 콘서트’가 그 기점이었다. 광화문광장만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열린 ‘하야하툅’, 청계광장의 ‘물러나쇼’, 종로·시청 일대의 버스킹 등 촛불집회에는 늘 음악이 울려퍼졌다. ‘범국민행동’ 무대는 회를 거듭하면서 세련되어지고 감동적으로 변해갔다. 실리카겔, 단편선과 선원들, 모노톤즈 등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들의 음악이 재발견됐다. 킹스턴 루디스카, 노선택과 소울소스 등이 자발적으로 레게팀을 구성했고, 그런 식으로 자발적으로 모인 국악팀, 재즈팀 등도 무대에 올라갔다. 공연처럼 낮에 모여 리허설을 하고 스피커 음향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노래는 많은 감동의 순간들을 만들었다. 전인권의 ‘애국가’, 한영애의 ‘조율’, 이상은의 ‘언젠가는’은 광장을 감동으로 채웠다. 12월19일 세월호 유가족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들은 시민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광장은 노래를 통해 확장되었다. 디제이디오씨(DJ DOC) ‘수취인 분명’의 여성 비하 표현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무대는 취소되었다. 이후 디제이디오씨는 가사를 바꿔 무대에 섰다. 신대철은 아버지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 ‘탄핵반대 집회’에서 울려퍼진다는 데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2016년 마지막날 전인권과 함께 촛불 무대에 올라 이 곡을 연주했다. 수화 통역사는 청각장애인들도 ‘들을 수 있도록’ 음악을 온몸으로 통역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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