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가 한국을 찾았다. 1996년 결성된 이래 오랫동안 최정상에서 활동해온 밴드의 첫 번째 한국 공연을 위해서다. 15일과 16일 저녁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공연은 1년 전 남미에서 시작한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즈’ 아시아투어의 일환이다.
한국 공연날짜가 알려지고 예매가 시작된 지난해 11월24일에는 동시에 90만명이 접속해 서버가 다운되고 1분 만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이런 호응에 힘입어 4월16일 공연이 추가되었다. 11월 한창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서 ‘콜드플레이 못 가는 사람들’ ‘콜드플레이 공연 유니온’ 깃발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콜드플레이 공연’은 사회적 관심사였다. 15일 공연 전 콜드플레이 멤버 크리스 마틴(보컬), 조니 버클랜드(기타)를 만났다.
“이 공연을 위해서 20년간 연습했다.” 왜 이렇게 한국에서 공연하지 않았냐고 묻자 크리스 마틴은 미안함을 농담으로 받았다. “우리가 꿈꾸던 종류의 공연이다. 15년 전 우리는 상상도 못했을 공연이다. 관객들과 뮤지션이 말 그대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위해 현대적인 기술들이 동원되었다”며 “미디어를 보면 사람들이 이쪽 저쪽으로 나눠진 느낌이다. 하지만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느 곳이든 비슷하다”고 공연의 특별한 점을 역설했다.
콜드플레이는 서울 방문 전 파사이 시티(필리핀), 방콕, 타이페이 등에서 공연을 가졌다. 모두 처음 방문하는 도시다. 타이페이에서는 ‘타이페이 송’을 불러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서울 공연에서는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을까. “모든 것이 특별하다. 지금 음향 상태를 확인해보았는데 공연이 좋을 것 같다.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보려고 몇 가지를 더 해보았다.”
콜드플레이는 완벽주의자들로 알려져 있다. 베이스의 가이 베리먼과 드럼의 윌 챔피언까지 완벽주의자들끼리 같이 지내는 건 힘들지 않을까. 이들은 잠깐의 윌 챔피언 탈퇴와 재결합 외에는 20년간 같이 하고 있다. “음악만이 아니라 케이크든, 신발이든 만드는 사람들은 뭐든 완벽해야 한다. 물론 부족할 수도 있고 사랑을 못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크리스 마틴) “모두들 연습을 그치지 않고 녹음을 계속한다. 멤버 각자가 다 마음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조니 버클랜드)
그 세월을 같이 해오면서 변한 것도 많을 것이다. “21년째니까 인생의 반을 콜드플레이로서 겪었다. 특히 5살 이전에는 기억나는 것 없으니 이들과 훨씬 더 오래 같이 있은 셈이다.” 그 세월 동안 크리스 마틴은 “우리가 서로를 존경해주고 ‘같이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 특별하다”고 이야기한다. 조니 버클랜드는 “이제 적응이 돼서, 이젠 수염을 길러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라고 농담을 했다.
팝 사운드를 적극 도입하고, 비욘세 등이 퍼처링한 곡을 포함시킨 7집 앨범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즈>은 20년차 밴드의 계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앨범의 곡 ‘컬라이도스코프’는 잘랄 웃 딘 루미의 시 ‘게스트하우스’ 갖고 온 곡이다. 모든 인간은 게스트하우스이고, 날마다 새로운 감정이 손님처럼 도착한다는 내용이다. 그들의 게스트하우스에는 오늘 공연을 앞두고 어떤 감정이 찾아왔을까. 크리스 마틴은 ‘흥분감’(exitement)이라고 답했다. “며칠간 맑은 날씨를 못봤는데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건물도 아름답다. 많은 것들이 기대되는 흥분 상태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