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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엘피 듣는 듯 따뜻한 소리 만들려고 했죠”

등록 2017-05-31 15:18수정 2017-05-31 21:51

6년차에 전설이 된 하드록밴드 해리빅버튼 인터뷰
5년 만에 2집 앨범 <맨 오브 스피릿> 발매
왼쪽부터 해리빅버튼의 보컬·기타 이성수, 드럼 김태기, 베이스 백요셉. 조소영 피디
왼쪽부터 해리빅버튼의 보컬·기타 이성수, 드럼 김태기, 베이스 백요셉. 조소영 피디
“우리가 ‘슈가맨’이라도 된 줄 알았어요.”

<서칭 포 슈가맨>은 미국 포크록 뮤지션인 식스토 로드리게스가 활동 지역에서는 잊혀졌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누구에 못지않은 인기인이 된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말리크 벤젤룰 감독). 록밴드 해리빅버튼은 3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두 도시에서 라이브 공연을 했다. ‘앵그리 페이스’ ‘킹스 라이프’ 등 밴드의 대표곡들을 공연에 온 팬들이 따라 부르고 있었다. “믿기지 않아 입만 빠끔거리는가 싶어서 뚫어지게 보았는데 따라 부르더라고요. 신기했죠.” 밴드 프런트맨(보컬·기타) 이성수는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

또 다른 신기한 경험도 있다. 2월 전국의 아마추어 밴드들이 모여 해리빅버튼의 음악을 연주하는 ‘트리뷰트 공연’ 무대를 만든 것이다. “우리가 무슨 연로한 밴드도 아니고 헌정 공연이라뇨.”(이성수) 그렇다. 6년차에 이미 전설이 되어가는 밴드 해리빅버튼이 ‘고작’ 2집 앨범 <맨 오브 스피릿>(Man of Spirit)을 들고 돌아왔다.

[관련 영상] 〈한겨레TV〉 | 어쩌다,음악

5년 만의 신작이다. 신곡 4곡과, 미니앨범과 싱글을 통해 선보였던 7곡을 새로 녹음했다. 앨범은 5년간 생각의 집결이다. ‘드리프터’는 데이비드 보위와 프린스 등 곁을 떠나간 존경하는 뮤지션을 노래한다. 5년간 느낀 분노도 담았다. ‘에스오에스’(SOS·Save Our Souls)는 기본권을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논란을 보며 느꼈던 ‘이제는 모스부호로 이야기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컨태미네이션’은 혐오발언·악플러 등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담았다. “메이데이”(‘에스오에스’) “프리덤”(‘맨 오브 스피릿’)을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평화와 자유가 조금 더 자라기를 바란다. “오늘(24일)도 동성애 군인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기사가 났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바뀐 건 아니다.”(이성수)

해리빅버튼 2집 앨범 <맨 오브 스피릿>.
해리빅버튼 2집 앨범 <맨 오브 스피릿>.
이번 앨범의 목표는 ‘빈티지 모던’이다. 옛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원래 해리빅버튼이 지향하는 사운드인데 이성수는 “이번에 좀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고 말한다. 해리빅버튼이라는 이름 역시 큰 버튼이 달려 있는 옛날식 카스테레오다. “기계적인 느낌을 최소화하면서 마치 엘피를 듣는 듯한 따뜻한 소리를 만들려고 했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도 몇 시간 공을 들였다. 우리끼리 ‘장인 다 됐다’고 농담했다.”

이성수는 메탈밴드 크래쉬에 몸담았던 시절 1997년 전설적인 프로듀서 콜린 리처드슨과 작업하면서 “밴드들이 앨범 작업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보았”다. 멤버들도 이번 앨범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선 것에 동의한다. 베이스 백요셉은 “새로 녹음한 걸 들어보고는 이번에는 대단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성수 형이 철저한 계획을 세운 결과”(드럼 김태기)라고 녹음 기간 중 자신을 ‘괴롭혔던’ 프로듀서를 치켜세운다.

지난 2월 해리빅버튼 트리뷰트 공연. 페이스북 사진 캡처
지난 2월 해리빅버튼 트리뷰트 공연. 페이스북 사진 캡처
하드록 밴드에 정확한 소리는 운명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3일 꼬박꼬박 두세 시간 합을 맞춘다. “작은 것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도록 몸에 붙을 때까지 연습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해리빅버튼의 공연을 한 팬은 이렇게 권한다. “라이브 공연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끔찍한 결핍을 바로잡을 가장 빠른 방법으로 이들의 공연을 추천한다.” 2일 금요일 8시에는 롤링홀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연다. 록밴드 크라잉넛과 러시아의 더스타킬러스가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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