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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흥이 폭발한다, 청춘들의 EDM 놀이터

등록 2017-06-21 19:49수정 2017-06-22 16:01

’울트라코리아’ 이틀간 12만명 군집
7월 ’하이네켄…’ 등도 매진
불꽃놀이·전자빔 등 쉴새없는 퍼포먼스
시각 중요시하는 ‘셀카 세대’ 매료돼
지난해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
지난해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
새로운 2030 문화가 ‘이디엠’(EDM)을 키워드 삼아 떠오르고 있다. 이디엠은 ‘일렉트릭 댄스 뮤직’의 약자로, 논란은 있지만 ‘춤을 출 수 있는 음악’을 통칭하는 용어다. 지난 10~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코리아 2017(이하 울트라코리아)에는 이틀간 12만명이 군집했다. 메인 무대가 차려진 올림픽주경기장에선 디제잉에 따라 불빛이 경기장 전체를 휘저었고, 관객들은 한꺼번에 뛰고 춤을 췄다. 보통 록페스티벌에서 무대 바로 앞 스탠딩 공간 뒤쪽으로 돗자리와 의자가 들어차는 것과 달리, 울트라코리아에선 주경기장 전체가 서 있는 관객으로 가득 찼다. 말하자면 이디엠 페스티벌은 밤을 수놓는 불꽃과 함께 체력과 땀이 주인공이다. 20대 여성 ㄱ씨는 “다른 음악 페스티벌은 힐링하려고 찾는다면, 이디엠 페스티벌은 재밌게 놀려고 간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ㄴ씨는 “전자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분출하는 에너지가 짜릿하다”고 했다.

울트라코리아 관객 12만명은 지난해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엔 3일 동안 열린 행사에 15만명이 방문해, 하루 평균 관객은 올해가 1만명 더 많았다. 강원 춘천시 춘천송암레포츠타운에서 올해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긴 ‘2017 서울월드디제이페스티벌’(월디페) 역시 5월13~14일 이틀 동안 6만1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해 2박3일 4만명에 비해 행사 날짜를 줄이고도 관객 50%가 더 왔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 2016.
월드디제이페스티벌 2016.

앞으로 열릴 페스티벌의 열기도 심상찮다. 7월9일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이하 하이네켄)은 라인업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표의 90%가 팔렸고, 15일엔 2만석 매진을 기록했다. 새로운 이디엠 페스티벌도 선보인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가을 ‘스펙트럼 댄스 페스티벌’을 시작한 데 이어, 5월에는 이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한 무대를 특화한 ‘드림스테이션 리브 포 나우’를 서울 한강난지공원에서 열어 2만명을 모았다. 7월29일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유나이트 위드 투모로우랜드 코리아’가 개최된다. 벨기에에서 열리는 ‘원조’ 이디엠 페스티벌의 한국판이다. 저녁 8시부터 디제이들이 음악을 들려주다가, 다음날 새벽 4시부터 아침 8시까지는 벨기에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위성으로 생중계한다. 같은 곳에서 9월22~24일엔 독일 ‘월드클럽돔 페스티벌’의 한국판이 열린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페스티벌을 록이나 팝 문화로 익힌 30대 후반 이상 세대와 달리, 1980~2000년생인 ‘밀레니얼 세대’는 이디엠을 페스티벌로 즐긴다. ‘당신의 젊음을 증명할’을 내세운 월디페의 홍보 문구대로, 실제로 이디엠을 즐기는 이들은 젊다. 인터파크를 통한 이디엠 페스티벌 예매자 가운데 20대 비율을 보면, 하이네켄은 61.7%, 월드돔코리아는 74.9%, 월디페는 78.5%에 이른다. 월디페와 하이네켄의 연출자인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는 “젊은이들의 음악만이 아니라 패션·라이프 스타일이 총집결되는 장소”라고 이디엠 페스티벌을 설명했다.

울트라코리아 2016
울트라코리아 2016

이대화 음악평론가(<백투더하우스> 지은이)는 20대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이디엠 페스티벌을 즐기는 이유를 ‘볼거리’에서 찾았다. “이디엠 페스티벌은 음악에 집중하기보다 영상과 불꽃, 폭죽, 전자빔 쇼 등 무대연출에 신경을 많이 쓴다. ‘셀카 세대’인 젊은 세대에게 화려한 이디엠 페스티벌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디제이 몇명을 제외하고는 출연료도 싼 편이고, 다른 뮤지션들과 달리 별다른 장비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유에스비(USB)만 들고 입국”(페스티벌 홍보 관계자)하면 되는 것이다. 페스티벌에서 출연료의 비중이 적으니, 연출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 지난해 ‘신화’라는 주제로 열린 하이네켄에서는 신전 모양으로 무대를 꾸미고 빛으로 거대한 전사 모형을 그리는 등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은성 대표는 “올해는 하늘을 나는 대형 고래 등이 등장한다”며 “쉴 새 없이 터지는 폭죽과 퍼포먼스에 관객들이 매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화 평론가는 “이디엠 페스티벌이 호황을 누리는 반면 하우스, 테크노 등 이디엠을 전문적으로 틀어주는 클럽을 찾는 이는 적은 편이다. 음원이 출시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며 “페스티벌과 평소 즐기는 음악 사이의 간극은 아주 크다”고 평가했다. 이디엠 페스티벌이 마음껏 춤출 수 있는 음악을 곁들인 ‘놀이공간’으로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사진 제공>
울트라코리아
서울월드디제이페스티벌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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