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갤러거가 푸 파이터스, 더 모노톤즈와 함께 8월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무대에 선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한국 팬들은 미쳤다.” 알려진 대로 악동의 한국 사랑은 열렬했다. 오아시스의 전 멤버로서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리암 갤러거는 8월22일 <리브 포에버 롱> 공연을 앞두고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교하자면 스코틀랜드 팬들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것 같다. 한국 팬들은 ‘펑크’스럽다고 해야 할까, 좀더 미쳐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부분이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리브 포에버 롱>은 리암 갤러거가 미국 록밴드 푸파이터스, 한국 록밴드 더 모노톤즈와 함께 무대에 서는 공연이다.
리암 갤러거는 형인 노엘 갤러거와 함께 ‘제2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 밴드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현상)을 이끈 오아시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9년 노엘 갤러거가 탈퇴한 뒤 남은 멤버들과 ‘비디 아이’를 꾸렸다가 2014년 해체 뒤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5월 말 맨체스터 테러 추모 공연 ‘원 러브 맨체스터’에서 신곡을 선보였고, 6월1일 싱글 ‘월 오브 글래스’를 발표했다. 한국 공연은 10월6일 발표 예정인 앨범 <애즈 유 워> 준비에 여념이 없는 중에 자리하고 있다.
그는 앨범 작업이 예상보다 쉽게 진행되었다고 했다. “혼자 모든 걸 해야 하니까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더 받을 줄 알았다. 아티스트들이 홀로서기를 하며 힘들다곤 하는데 버틸 만하다. 그게 어떤 일이든 자기가 할 줄 아는 일이면 쉽다. 힘들지 않았다.” 자신만만함 뒤에는 다른 이들과 함께하기에 가능했다는 겸손함도 덧붙였다. “나는 밴드로 활동하는 게 더 좋다. 밴드라는 집단의 사고방식이 좋다. 지금도 사실 무대에 밴드가 함께 있고 혼자 음악을 하는 건 아니다. 솔로로 나오게 된 건 ‘이 문 밖의 현실에 내 이름을 던져놓으면 어디로 흘러갈지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사운드나 음악이 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내 음악은 밴드 음악이다.”
이번 앨범에는 아델의 ‘헬로’ 공동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그렉 커스틴, 브루노 마스의 ‘언옥소독스 주크박스’ 등의 곡을 쓴 앤드류 와잇이 참여했다. “왜 아직까지 함께 하지 않았는지 싶을 정도로 너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함께한 지 3일 만에 ‘월 오브 글래스’, ‘페이퍼 크라운’과 ‘컴 백 투 미’를 녹음했다. 둘 다 재능이 많다. 더 많은 작업을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월 오브 글래스’와 천진한 리듬이 인상적인 ‘차이나타운’ 등 공개된 곡들로 앨범에 기대감이 높아져가고 있다. 8월 공연에서는 오아시스 노래와 함께 신곡을 번갈아 부를 예정이다. 바라는 반응은 “오, 노래 좋은데!”라는 감탄사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나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의 열혈 팬이다. 5월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에 운집한 관객을 노린 맨체스터 경기장 폭탄 테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의 대답은 ‘쫄지 마’로 요약된다. “끔찍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타깃이 되어버렸지 않나. 누군가가 어느 한 장소에 들어가 갑자기 다른 누군가를 죽인다는 생각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휘말려서 또는 겁먹어서는 안 된다. 계속 하던 일들을 해야만 한다.” 이 공연에 임하며, 무시로 투어일정을 취소하던 젊은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태도의 일화도 전한다. “‘원 러브 맨체스터’ 공연 당일 독일 공연이 8시에 잡혀있었다. 관계자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5시 정도에 공연을 하고 끝나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맨체스터로 왔다. 내리자마자 바로 무대에 올라가야 했다. 힘들지 않았다.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그곳은 내 고향이고 내가 무대들을 보며 자란 곳이니까. 그래서 내가 응원하고 그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만 했고, 몇몇 사람들에게 작은 웃음이라도 주고 싶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