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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아이돌 생태계 뒤흔든 ‘창조경제’

등록 2017-08-07 20:03수정 2017-08-08 07:54

7일 워너원 멤버들이 고척돔에서 쇼케이스를 열기 전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구둘래 기자
7일 워너원 멤버들이 고척돔에서 쇼케이스를 열기 전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구둘래 기자
워너원 팬들은 이것을 ‘창조경제’라고 부른다. 워너원은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서 구성된 팀으로, 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 11명의 멤버가 7일 데뷔앨범 <1×1=1>(투 비 원·To Be One)을 내고 저녁 8시 데뷔 쇼케이스를 연다.

워너원은 지금까지 한국에선 한 번도 없었던 아이돌 그룹의 길을 걷고 있다. 우선 데뷔무대가 고척돔이다. 기존 아이돌 중 고척돔 무대에 선 이들은 엑소(2015년), 방탄소년단(2017년)이 있다. 워너원 쇼케이스 티켓 2만2천장은 12~13일 팬클럽과 일반 예매 모두 시작되자마자 매진되었다. 쇼케이스 푯값의 정가는 3만3천원이지만 이베이 사이트 등에서 180만원까지 치솟았다. 한 팬은 “미리 컴퓨터를 이용해 예매를 하는 매크로 업체에 부탁한 뒤 표를 샀다”고 했다. 앨범 선주문도 52만장을 기록해 엑소와 방탄소년단에 육박한다. 지난달 18일 발매된 엑소의 4집 앨범 <더 워>는 80만장, 방탄소년단의 <윙스 외전>은 71만장을 기록했다.

7일 고척돔 무대에 서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워너원 멤버들은 “꿈만 같은 출발선에서 설렌다”(박우진)고 했다. 옹성우는 “엑소, 방탄 선배님들 무대와 곡을 교과서처럼 자주 보고 모니터링하고 배웠다. 너무 영광스럽고 신인으로서, 후배로서 좋은 모습 보여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하성운은 “워너원 하면 생각나는 레전드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프로듀스 101>에서 1위를 한 뒤 이전과 180도 삶이 바뀐 강다니엘은 “저에 대해 말씀을 별로 안 전하던 어머니가 친구와 이웃에게 자랑을 한다”며 소박하게 웃었다.

쇼케이스가 열린 날 고척돔 주변은 입추임에도 여전이 따가운 햇살 속에 ‘입추의 여지 없는’ 팬들로 꽉 찼다. 구일역 광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의 ‘나눔터’가 되었다. 응원도구, 포스터, 카드 등을 수제로 만들어온 상품을 판매하거나 나눠주면서 쇼케이스 시간을 기다렸다. 인천의 고1 학생 둘은 배진영의 부채를 300장 만들어왔는데 3시간 만에 모두 팔았다고 했다. 이들은 쇼케이스 표를 구하지 못했으며 자기들 주변에도 구한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워너원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린 고척돔 일대는 입추의 더위에도 장사진을 이뤘다. 구둘래 기자
워너원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린 고척돔 일대는 입추의 더위에도 장사진을 이뤘다. 구둘래 기자
이대휘는 자신들의 인기를 보여주는 숫자 중 “마지막 파이널의 투표 수가 가장 놀라웠다”고 말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의 총 투표수는 1600만표에 이르렀다. 사상 초유의 ‘전국민 동원령’ 아래 프로그램의 수혜자는 워너원 멤버 11명만은 아니다. 오히려 11명은 내년 12월까지 워너원 활동이 묶이는 데 비해, 인지도를 높인 높은 순위의 다른 지망생들은 바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사무엘은 사무엘이란 이름으로 2일 데뷔했다. 같은 날 유회승은 컴백하는 엔플라잉에 합류했다. 지난달 26일 이우진은 더 이스트라이트에 합류했다. 신인 보이그룹 더보이즈에는 주학년이 포함됐다. 12위로 탈락한 정세운도 다음달 초 데뷔를 확정지었다.

워너원은 경쟁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는 만큼 팀 단위로 움직이는 보통의 팬덤과 다른 양상을 띤다. 황민현은 “매회 투표를 통해 경쟁했지만 모든 걸 하나로 합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있다. 경쟁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즐기는 방식의 하나였다. 하나된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워너원은 ‘경쟁’을 팀 컬러로 삼는 듯하다. 팀 이름 공모, 타이틀까지 투표가 더해졌다. ‘에너제틱’과 ‘활활’ 두 곡을 두고 팬 투표를 거쳐 데뷔 전날 ‘에너제틱’으로 결정되었다. 이날 6시 음원이 공개되자 ‘에너제틱’을 필두로 7개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앨범의 곡들이 차지했다.

워너원 첫 번째 미니 앨범 <1×1=1>의 티저 이미지. 와이엠씨엔터테인먼트 제공
워너원 첫 번째 미니 앨범 <1×1=1>의 티저 이미지. 와이엠씨엔터테인먼트 제공
“워너원이 아이돌 연예산업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와 함께 방송사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들은 방송사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아이돌 그룹이 연예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 <한국방송>은 재데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더 파이널 99매치>(가제))을,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자체적으로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문화방송>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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