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95개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어가족을 만든 정유진 스마트스터디 정유진 콘텐츠기획팀장. 사진 스마트스터디 제공
한때 유튜브를 들썩이게 했던 싸이 ‘강남스타일'의 기록을 조용히 위협하는 노래가 있다. 전체 2분 분량 가운데 절반이 ‘뚜루루뚜루’인 이 노래는 국내 콘텐츠업체 스마트스터디에서 만든 동요 ‘상어가족'이다.
스마트스터디는 지난 20일 이 노래가 국내 키즈 콘텐츠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 말 유튜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 동요는 2016년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동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유아 콘텐츠를 넘어 청소년과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이 노래는 ‘수능금지곡'이라는 별명도 있다. 반복되는 후렴구의 강한 훅(hook)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서초동 스마트스터디 사옥에서 세계 195개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어가족을 만든 비결을 정유진 콘텐츠기획팀장을 만나 들어봤다.
“가족이 등장한다는 것, 따라 하기 쉬운 율동이 있다는 것, 뚜루루뚜루 반복되는 훅이 있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 아닐까 해요.”
스마트스터디에서는 ‘핑크퐁’ 브랜드로 여러 장르의 어린이 노래를 만든다. 전래 동요부터 자연관찰 노래까지. 동물 동요는 학습적 요소를 가미한 자연관찰 노래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개, 고양이 등 익숙한 반려동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힘세고 덩치 큰 동물을 좋아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상어가족의 인기를 예상하긴 했지만 이토록 폭발적인 반응이 올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단다.
상어가족은 외국의 전래 민요에서 기본 멜로디 라인을 가져와 도입 부분에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을 차용해 긴장감을 더하고 가사와 율동, 추임새 등을 더했다. 가사에는 할아버지부터 아기까지 일군의 가족과 작은 물고기들이 등장한다. 상어가족이 즐겁게 헤엄을 치다가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하니 먹잇감이 된 물고기들이 후다닥 숨는 내용이다. “동물을 단순히 귀엽고 멋지게만 그리기보다는 생태 환경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스토리입니다.”
동물 동요를 만들 때 가장 첫번째 원칙은 재미다. 학습적 요소가 1개 이상 들어가는 것이 두번째 원칙이다. 영상과 동물들의 움직임이 실제 생태 환경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기획팀은 실제 사진과 영상을 보며 면밀히 연구한다. 아이들은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기린은 목이 길어 다리를 벌리고 물을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물 영상에서 동물들은 항상 2등신의 비율에 동그랗고 귀엽게만 그려지잖아요. 하지만 야생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환경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해서 터프하게 각지게 그려봤어요. 사자는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니까 나빠, 여우는 영리하지만 욕심쟁이야, 이런 선입견에서도 벗어나고 싶었어요. 사자가 작은 동물을 잡아먹어야 하는 상황이 있는 거잖아요.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동물들이 각자 자기 캐릭터로 노래를 해요. 너희들이 보기에 나는 무서운 존재이지만 사실은 이런 모습도 있단다, 이렇게요.”
핑크퐁 동물 동요는 현재 시즌1·2까지 출시됐다. 앞으론 농장동물, 바다생물, 멸종위기동물 등 그동안 동요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동물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