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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가수 소금, 지코가 보낸 가사에 눈물…“좋은 음악인 되겠다 결심”

등록 2020-03-17 18:43수정 2020-03-18 02:34

“대중음악상 신인상이라니…
신기하면서 내 자신이 기대돼
어릴 때 별명으로 지은 예명
이제는 음악적 사명감 느껴져”
싱어송라이터 소금. 에이오엠지 제공
싱어송라이터 소금. 에이오엠지 제공

‘어두운 곳에 가서 빛이 되고, 부패된 곳에 가서 소금이 되어라.’

가수 소금은 지난해 어디선가 본 이 글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했다. “본명이 소희인데 어릴 때부터 별명이 소금이었어요.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명도 소금이라고 지었죠. 그런데 그 글귀를 읽는 순간, 왠지 묵직한 음악적 사명감 같은 게 느껴져 가슴이 울렁였어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소금이 말했다.

소금은 지난해 프로듀서 드레스와 함께한 앨범 <낫 마이 폴트>와 솔로 앨범 <소브라이트>를 잇따라 내며 데뷔했다. 두 앨범 모두 지난달 열린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아르앤비·솔 음반’ 후보에 올랐다. 이 부문 수상은 못 했지만, 대신 소금은 ‘올해의 신인’ 트로피를 안았다. “신인상이라니, 신기해요. 아직도 나 자신을 못 믿는데, 그래도 내가 뭔가를 하고 있긴 하나 보다 싶었어요. 내가 진짜 음악 제대로 만들면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기대되기도 하고요.”

소금의 &lt;소브라이트&gt; 앨범 표지. 에이오엠지 제공
소금의 <소브라이트> 앨범 표지. 에이오엠지 제공

고등학생 때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을 시작한 그는 작곡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클래식 대신 대중음악을 만들고 불러 음악 공유 서비스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렸다. 이를 들은 프로듀서 드레스가 “내가 찾던 목소리”라며 연락해왔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 함께 음악 작업을 했고, 바밍타이거라는 힙합 크루에도 들어가게 됐다. 소금은 지난해 <엠비엔>(MBN)의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에 출연했다. 박재범이 만든 힙합 레이블 에이오엠지(AOMG)에 들어갈 신인을 뽑는 프로그램이었다. 결국 우승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소금의 창법은 독특하다. ‘싱잉랩’에 가까울 정도로 힘을 빼고 읊조린다. 발음을 뭉개고 엇박자를 타는 바람에 술 취하거나 졸린 상태로 부른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녹음 당시 발음을 정확히 하고 박자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저 그 순간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죠. 물론 제 마음속의 박자는 있어요. 그걸 지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녹음을 끝냈고, 못 지키면 몇번이나 재녹음을 했죠. 누가 안 들어줘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대로 불렀는데, 이런 점을 좋아해주는 분들도 생겼네요.”

소금과 드레스의 싱글 ‘내 입맛’ 표지. 에이오엠지 제공
소금과 드레스의 싱글 ‘내 입맛’ 표지. 에이오엠지 제공

소금은 최근 드레스와 함께 ‘내 입맛’이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이 곡을 쓸 당시 악플로 상처를 받은 상태였어요. 가사에 쓴 것처럼 저도 ‘샴푸 떨어졌구나, 사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평범한 사람인데, 대중은 음악가를 뭔가 까다로운 입맛과 취향을 가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잖아요. 나도 평범한 사람으로서 사랑이 필요하고, 그들도 결국 사랑이 필요해서 악플을 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만든 노래예요.”

이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지코는 “소금으로 사는 인생은 단맛도 쓴맛도 아닌가”라고 랩을 한다. 소금은 지코가 보내온 가사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단맛과 쓴맛은 인생에서 잘한 것과 못한 것으로 비유할 수 있잖아요. 나 자신에게 음악을 잘하고 있는지, 좋은 사람인지 묻는 것 같았어요. 좋은 사람, 좋은 음악인이 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데뷔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신인에게 가수 소금으로 사는 인생은 ‘어떤 맛’인지 묻는 것은 이른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가요계에 꼭 필요한 존재인 ‘소금’이 될 것은 분명해 보였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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