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추녀 밑에 집을 짓기 시작한다는 삼월 삼짇날(음 3월 3일)이었다. 그러나 10 여년 전부터 서울에서는 삼짇날이 지나도 쉽게 제비를 볼 수가 없다. 조류학자들은 아파트·연립주택 등 ‘상자형’으로 집 구조가 변한 것이 제비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환경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서울엔 당연히 제비가 살 공간이 없어 오지 못하는 것이다. 5·31 지방 선거를 앞두고 환경운동연합이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시한 5대 비전 중 하나로 “제비가 나는 서울”을 들었으며, 2005년 천연기념물 지정 회의 때는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한 바도 있다. 사람 탓에 떠난 제비가 사람 덕분에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해 본다.
강원 고성/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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