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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맛 대물림…‘전가복’ 일품
“전가복(全家福)은 ‘온 가족이 모두 모이니 행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중국요리에요. 해삼, 전복, 새우, 송이버섯 등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모두 모아 만든 요리로, 이 음식을 먹으면 가족에게 복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타워호텔 중식당 만복림의 여경래 주방장은 전가복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고급 중국요리를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는 여 주방장이지만, 정작 자신은 푸짐하면서도 저렴한 중국요리를 좋아하는 실속파이다. 이러 그가 서슴없이 맛 집으로 꼽는 곳은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 에 있는 ‘고등반점(高等飯店)’이다.
여 주방장은 “이 집의 전가복은 질과 양에서는 고급 중국음식점 못지 않지만 값이 싸다”고 말했다. 총 20여 가지 재료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볶고, 걸쭉한 소스를 곁들여 내놓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종합선물세트 풀어보듯 맛볼 수 있다. 온 가족의 일품요리로도 회식 자리의 술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또 신선한 해물의 향내와 누룽지의 구수함이 우러난 국물을 자랑하는 해물 누룽지탕도 여 주방장이 좋아하는 메뉴다.
고등반점은 1970년부터 3대째 대물림하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지만 중국 요리를 좋아하는 수원 시민들에겐 이미 알려져 있다고 한다. 수원 시민들의 발길을 잡는 인기메뉴는 탕수육과 자장면이다.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법을 변형시키기도 하지만 35년째 탕수육과 자장면의 조리법은 고수하고 있어요. 탕수육의 투명한 소스는 간장이나 케첩, 황설탕을 넣지 않고 만들어 특색 있고, 자장면은 일년 내내 마늘종을 넣어 볶아 은은한 향이 들어있죠.” 화교 출신의 여가상 사장이 귀띔했다. 전가복(중) 5만원, 해물누룽지탕 3만3000원. (031)255-3291.
문경옥 월간 <푸드&레스토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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