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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여가

식탁은 멋진 ‘무대’ 연출하기 나름이죠

등록 2005-06-29 18:06수정 2005-06-29 18:06

푸드코디네이터 정주희(37)씨가 ‘녹음이 묻어나는 한식상’이란 주제로 선보인 작품. 질그릇과 발로 만든 깔개가 자연스럽고 시원한 멋을 풍긴다.
푸드코디네이터 정주희(37)씨가 ‘녹음이 묻어나는 한식상’이란 주제로 선보인 작품. 질그릇과 발로 만든 깔개가 자연스럽고 시원한 멋을 풍긴다.
푸드코디네이터 경연대회 가보니

날이면 날마다 먹는 밥, 그냥 대충 차리면 되지 뭘 그렇게 따지나…. 맞다. 바쁜데 일년에 360일 정도 그렇게 가자. 하지만 특별한 며칠 정도는 우아하게 저녁을 즐기거나, 오붓한 다과상을 마련하는 것도 일상에 활력이 되지 않을까?

지난 26일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주최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05 대한민국 푸드코디네이터 기능경연대회’에서 48개 아마추어 팀이 출전해 갖가지 예쁜 상차림 아이디어를 펼쳐 보였다. 그 옆으로는 전문가 푸드코디네이터 6명이 기획전을 마련했다.

녹음이 묻어나는 한식상=경력 7~8년차로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음식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정주희(38)씨는 가는 발로 만든 매트를 개인접시 아래 깔고 질그릇를 놓았다. “질그릇은 숨 쉬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죠.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질그릇 인기도 커졌어요.” 서울 남대문 그릇도매상가 등에서 작은 건 4천~5천원, 큰 건 8천원에 샀다고 한다. 상의 주요 장식으로 작은 콩나물 시루(1만원)에 파릇파릇 무순을 심어 놓았다. 새싹 재료가 유행인 점을 반영하고 자연의 느낌을 보탠 것이다. “시루 안에 짚이나 솜으로 깔개를 놓고, 일주일에 한두번 짚이 젖을 정도만 물을 주면 되요.”

화려한 푸른빛 양식상=4~5년차인 유한나(27)씨는 개인접시 깔개 등을 빼는 대신 단순해 보이지 않도록 상을 화려한 ‘샤 원단’으로 덮었다. 주요 장식으로 ‘리시안’이란 꽃을 놓았다. 부케 등에 많이 쓰이는 이 꽃은 지난해 양재동 꽃시장에서 한단에 5천~6천원까지 나가던 것이 올해는 1500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푸른 색으로 맞춘 접시 가운데 큰 것은 하나에 4500원짜리다. 서울 압구정동 에 있는 코즈니 매장 지하2층을 뒤져 구한 것이다. 포크와 나이프는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샀는데 똑같은 것이 백화점에선 하나당 2천~3천원씩 비쌌다고 한다. 그는 “테이블 위에 3가지 색깔 이상이 올라가면 음식이 죽고 보기 좋지 않다”며 “또 보통 상차림에서 꽃 장식 등의 키가 30㎝ 이상이 되면 대화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 권정주(30)씨가 ‘리틀 인디아’라는 주제로 차린 다과상. 싱가포르 야시장에서 산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



인도풍 다과상=대교방송에서 테이블 셋팅 등을 맡고 있는 4년차 권정주(30)씨는 인도 요리인 난과 다즐링차를 내놓았다. 싱가포르 야시장에서 사들인 코끼리를 주요 장식으로 놓고 인도풍 숄을 바닥에 깔았다.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개인 접시 아래는 보색을 이루는 보라색 천으로 강조점을 뒀다. 장식으로 놓은 나리 꽃은 한단에 3천원에 샀고 가지에는 엽전을 달았다. 복 많이 받고 돈도 많이 벌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밖에 아마추어 48개팀도 한국, 일본, 중국 등 주제에 맞는 독특한 상차림을 보여줬다. 대학에서 푸드코디네이션을 배우는 한미숙(23)·임연희(23)·김미주(23·)씨는 30대 부부가 60대 부모에게 대접하는 탁주상을 만들었다. 삼베를 깔고 이끼를 담은 옹기 대접엔 촛불을 띄워 분위기를 살렸다. 다과상을 차린 우현실(21)씨는 옛 창틀에 한지를 덧대 정감을 살렸다. 유남희(19)·이윤경씨(19)는 서울 남대문에 있는 대나무 전문 매장에서 하나에 3천원씩 주고 대나무 그릇을 사 메밀국수를 담았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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