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향을 담뿍 담은 과일로 술을 담가 두면 2~3달 뒤에 그 양양과 풍미를 그대로 되살릴 수 있다. 소주만 부어두지 말고 레몬이나 감미료를 보태는 등 조금만 신경을 쓰면 입안의 즐거움이 커진다.
<재미로 담그고 맛과 향으로 즐기는 과일·꽃·약초 주 59가지 무작정 따라하기>(길벗 펴냄)의 저자 공장일씨는 “품질이 떨어지는 과일로 술을 담그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좋은 맛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완전히 익기 전 신 맛이 섞여 있는 좋은 과일을 벌레 먹은 부분은 도려내고 담그는 게 좋다. 또 꽃 등 건조한 재료일 땐 알코올 도수가 25% 정도인 술을 보태고 수분이 풍부한 과일은 35%에 맞춘 소주를 쓴다. <재미로 담그는…>에서 가을에 담글 만한 과실주를 뽑았다.
사과주 만드는 방법
① 사과는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홍옥이 가장 좋다. 껍질째 술을 담근다. 깨끗하게 씻은 뒤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다. 씨를 없애고 예쁘게 자른다.
② 사과 1㎏에 소주(35%) 1.8ℓ를 섞고 밀봉한다.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술을 담그면 사과가 위로 떠오른다. 맨 위 사과는 공기와 닿으면 색깔이 변하므로 가능하면 입구까지 술로 꽉채우는 것이 좋다. 사과는 시고 단맛이 적당하기 때문에 감미료나 레몬 등을 넣지 않는다.
③ 3개월 정도 지난 뒤 재료를 체로 밭쳐 건진다. 찌꺼기가 있을 때는 냉장고에 1~2일 보관해 찌꺼기를 침전시키고 맑은 부분만 따른다. 배주 만드는 방법은 사과주와 같다. 과육이 비교적 단단한 신고배가 좋다. 배는 신맛이 다른 과일보다 적기 때문에 레몬 등으로 보충해 줘야 술이 맛있다. 모양이 둥글고 맑고 선명한 황갈색 배를 고른다. 껍질이 너무 두껍지 않고 수분이 많은 게 적당하다. 2개월 지난 뒤에 걸러낸다.
석류주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여성에게 좋은 광일로 알려져 있다. 포도당이나 비타민, 미네랄도 알맞게 들어 있다. 충분히 익은 것을 써야 분홍빛깔과 향이 잘 우러나온다. 껍질은 벗겨내고 알맹이로만 담가야 맛이 깔끔하다. 석류 4~5개에 소주(35%) 1.8ℓ를 넣고 밀봉한 뒤 3개월 뒤 걸러내 마신다.
모과주 모과가 노랗게 익을 때까지 기다린 뒤 술을 담근다. 단맛을 더 넣어 모과 특유의 떫은 맛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단맛을 보태는 데 쓰는 황설탕은 물을 약 2배 정도 부은 뒤 30분 정도 잘 저으면서 끓이다가 식혀서 쓴다. 과육이 딱딱하기 때문에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마시는 게 좋다.
숙성하고 나면 색깔이 거의 비슷해지므로 이름, 재료 만든 날자 등 간단한 메모를 남겨야 한다. 딸기 등 무른 재료일 땐 너무 오래 두면 색깔이 탁해지고 술맛이 나빠진다. 그냥 마셔도 좋지만 얼음이나 다른 음료수와 섞어도 독특한 맛이 난다. 산수유주(20㎖)에 레몬주스(100㎖)를 보태거나 오렌지주스(100㎖)에 민들레꽃주(10㎖)와 모과주(20㎖)을 넣고 레몬 한 조각을 띄울 수 있다. 진, 사이다를 섞으면 맛이 알싸해진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길벗 제공
② 사과 1㎏에 소주(35%) 1.8ℓ를 섞고 밀봉한다.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술을 담그면 사과가 위로 떠오른다. 맨 위 사과는 공기와 닿으면 색깔이 변하므로 가능하면 입구까지 술로 꽉채우는 것이 좋다. 사과는 시고 단맛이 적당하기 때문에 감미료나 레몬 등을 넣지 않는다.
③ 3개월 정도 지난 뒤 재료를 체로 밭쳐 건진다. 찌꺼기가 있을 때는 냉장고에 1~2일 보관해 찌꺼기를 침전시키고 맑은 부분만 따른다. 배주 만드는 방법은 사과주와 같다. 과육이 비교적 단단한 신고배가 좋다. 배는 신맛이 다른 과일보다 적기 때문에 레몬 등으로 보충해 줘야 술이 맛있다. 모양이 둥글고 맑고 선명한 황갈색 배를 고른다. 껍질이 너무 두껍지 않고 수분이 많은 게 적당하다. 2개월 지난 뒤에 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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