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의 단골맛집 - 적당히 씸히는 맛 살아있는 갈빗살
63시티 ‘루프가든’ 김진남 조리차장은 신선한 고기를 보는 눈이 남다르다. “갈비살은 무엇보다 적당히 질긴 육질을 살릴 수 있도록 손질해야 하고, 육회는 얼리지 않은 생고기로 맛을 내야 하죠.” 그가 맛 좋은 고깃집을 뽑을 때 따지는 것들이다. 김 차장은 특히 서울 방배동에 있는 ‘천봉이네 참화로’의 갈빗살 씹히는 맛을 좋아한다. “단골에게 서비스로 주는 육회와 차돌박이 된장국도 일품이죠.”
‘천봉이네 참화로’의 강성천 사장은 목포에서 40년간 고기만 다루다가 올해 5월 서울로 와 직접 고깃집 경영에 나섰다. 매일 새벽 서울 마장동에서 한우 통갈비를 사다 수작업으로 손질해 내놓는다. 강 사장의 남다른 기술 덕에 갈비살의 적당한 질긴 맛이 살아 있다. “갈비뼈에 붙은 힘줄은 그대로 남겨두고 갈비살만 발라내요. 그 뒤에 잘 손질하죠.” 이렇게 발라낸 한우 갈빗살은 투박하게 막 썰어 놓은 듯하다. 그러나 숯불에 구우면 잘게 칼질된 살결 속으로 불의 향이 스며들고, 기분 좋게 씹히는 갈빗살 속에서 달착지근한 육즙이 흘러나온다. 서비스로 내놓는 육회는 “전라도 고기장수들이 해먹는 방법으로 그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선한 생고기를 직접 짠 참기름으로 무치고, 참깨를 넣어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살아 있다.
이 집만의 별미 가운데 하나는 차돌박이 된장국이다. 메뉴판에서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미리 예약하는 단골손님에게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차돌박이를 우려낸 뒤 된장을 풀어 넣고 채소와 유부를 넣어 진하게 끓인 국이다. 하얀 기름덩어리인 차돌박이가 들어갔는데도 전혀 느끼하지 않고 구수한 된장의 맛과 어우러져 담백하다. 한우 갈빗살은 1인분에 1만3천원, 국내산 삼겹살과 돼지갈비 7500원이다. (02)533-9394
문경옥 월간 <푸드&레스토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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