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여행·여가

[필진] 맹추위가 반가운 강태공

등록 2005-12-15 15:57수정 2005-12-15 16:56

호수
호수
고모리 저수지, 광릉수목원, 봉선사 여행기
전방지역에 체감온도가 30도를 오르내리고, 호남지방에는 폭설로 농민들 시름이 쌓이지만, 썰매를 타려는 꼬마아이들이나 얼음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에겐 맹추위가 오히려 반가울 것이다. 모처럼 한적한 시간을 찾으러 포천 고모리 저수지로 향했다. 한적한 호수는 동장군의 강행군에 꽁꽁 얼어가고 있었고, 남아있는 자투리 물가에서 한무리 철새 떼가 한가하게 물갈퀴질을 해댔다.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한가한 산골마을이었는데, 음식점과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서더니 어느새 고모리 호수일대는 미사리, 양수리와 함께 수도권 명물 카페촌으로 변모했다.

저수지가 완전히 얼어붙는 12월 말경이 되면 드디어 호수에 썰매장이 개장된다. 아이들과 동심으로 돌아가 썰매를 타보는 것도 매력적 일 것이다. 그러다 지치면 호숫가 카페에 들러 벽난로에 언 몸을 녹이며 고구마를 구워먹어 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아늑하고 호젓하여 강태공들이 얼음낚시 하기에도 좋은 호수는 백제시대 포천관아가 있던 자리로써, 호수를 둘러싼 남쪽 산이 고모산성인데 아차산과 함께 한성을 방어하던 중요한 산성으로, 비득재에서 약15분이면 오를수 있다. 한북정맥 줄기인 정상에 서면 사방을 둘러보기에 적당하며 맑은 날 포천일대는 물론 서울 도봉산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보트장(왼쪽)과 신나는 썰매놀이.
보트장(왼쪽)과 신나는 썰매놀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고모리는 근처에 조선 7대왕 세조의 능과 광릉수목원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오랫동안 잘 보존된 탓에 쭉 뻗은 아름드리나무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고, 특히 백두산 호랑이를 만날 수 있어 좋다. 다만 수목원은 산림보호를 위해 5일전에 인터넷예약을 해야 한다.

광릉 수목원 입구(왼쪽)와 수목원 가는길
광릉 수목원 입구(왼쪽)와 수목원 가는길

수목원 옆에는 세조의 원찰로 조선시대 교종의 총본산이었던 봉선사가 있는데, 최근 삼성문화재단을 상대로 한 현등사 사리함 반환분쟁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동안거 기간이라 그런지 고요하고 엄숙함이 느껴진다. 얼마전 방북한 문인들이 북한 애국열사릉에 안장된 것을 확인한 춘원 이광수의 기념비가 다른 스님들의 공적비와 함께 나란히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해방직후 친일변절자로 쫓길 때 6촌형인 운허스님의 도움으로 이 절에서 지냈다 . 꽁꽁 언 연못은 구정물을 자연 정화하는 산사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데, 그 연못에서 매년 7월 연꽃축제를 연다.

동안거 중인 봉선사 큰법당(왼쪽)과 춘원 이광수 기념비
동안거 중인 봉선사 큰법당(왼쪽)과 춘원 이광수 기념비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고모리 일대에서 추운 겨울을 이기는 지혜를 산사 스님들의 동안거와 호수의 결빙을 통해 어렴풋이 익히고 나니 돌아오는 길이 한결 가벼웠다. 귓가에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스스로를 연마하여 새봄을 슬기롭게 맞이하라!" 는 여운이 감돌았다.

리의 날개짓(연못)(왼쪽)과 추위에 익어가는 곶감
리의 날개짓(연못)(왼쪽)과 추위에 익어가는 곶감

* (먹거리)

1) 욕쟁이 할머니네(031-542-3667 우거지와 된장이 어울어진 푸짐한 밥상)

2) 고모리691(031-541-9691 양식과 음료가 맛있고, 호숫가 벽난로 있는 집)

3) 민들레울(031-543-0981 간단한 식사와 전통차, 문화공연)

* 약도

약도
약도

* (버스 )

1)상봉터미널, 수유리에서 승차 포천 송우리하차 택시이용 고모리 호수

2)종로 5가 → 의정부행 12, 13번 → 의정부하차 구터미널(21번 이용) → 직동

삼거리 하차 후 도보로 비득재 넘어 고모리 저수지(약 20분)

* (승용차)

1) 수유리 → 의정부 → 43번 국도 포천/철원 방향 → 축석검문소 → 우회전→

광릉수목원 방향 → 직동리에서 좌회전→ 비득재 → 고모리 저수지

2) 구리 → 퇴계원 → 광릉내 →봉선사 입구 → 수목원 → 직동 삼거리 우회 →

비득재 →저수지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